『닥트공 최씨 이야기』는 건설일용노동자로서 자신만의 글쓰기를 고독하게 진행해 온 닥트공 최경주의 삶과 노동과 이 세계에 대한 성찰이 담긴 책이다. 우리 생활의 터전을 건설하는 노동자들의 삶의 면면을 통해서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난해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최경주가 써 내려간 자신과 사람들의 이야기 안에는 어떤 사회과학적 인식이나 이론이 끼어들지 못한다. 생활의 법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그 평범한 사연들은 때로 독자들을 불편하게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산문집은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이지만 애써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일과 사색을 통해서 생산해 낸 그의 언어가 고단한 여정을 함께하는 우리들의 삶 속으로 감동적으로 육박해 들어온다. 이 책은 그 치열한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발문을 쓴 송경동 시인의 말대로 이 책은 “황석영의 「객지」가 변두리노동자를 다루며 이룬 근대문학적 성과와 비길 바 없이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또한 “『전태일 평전』이 평화시장 어린노동자들의 평전이라면, 이란주의 『말해요, 찬드라』가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의 평전이라면, 최경주 형의 이 글은 비로소 세상의 볕을 쬐게 되는 건설일용노동자들의 삶의 평전이다.”라는 평이 결코 헛된 말이 아니다. 최경주에 의해 노가다 건설현장이 치열한 삶의 일터로 되살아났다. 플랜트 제관공 하중근의 사망과 많은 노동자들이 공권력의 탄압에 고통 받고 있는 지금 최경주의 글을 만난다는 것은 이 사회의 심장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1963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났다. 1997년 전태일문학상 소설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서울건설산업노조 조합원으로 활동 중이다. 작품집으로 산문집 <닥트공 최씨 이야기>가 있다.

책 머리에1부　노동의 길을 가다 뿌리 잔인한 결정 아버지가 되어 아버지를 생각하다 노동의 길을 가다 광양에는 광양제철소가 있다2부　무너진 현장 무너진 현장 약 먹는 일꾼들 외국인 신부 달콤한 휴식 구직 낙서 도둑이 들다 보에 낀 함마드릴 하청 체불이라니, 쪽팔려서, 안 그래요?3부　삶과 노동의 원리 전력질주 명동성당에서 기계실 벽의 그림자 풍운아 허씨 횡성 벗들 삶과 노동의 원리 기차에서 뛰어내린 친구4부　깨어나야 한다 어떤 출가 아프간으로 간 사람 일기장을 줍다 어어부밴드 깨어나야 한다5부　노란 타워에 세 개의 붉은 띠가 휘날릴 때 추방하든지, 죽이든지 동백지구 노란 타워에 세 개의 붉은 띠가 휘날릴 때 형산강 일기 상도동 망루에서 온 전화 꽃잎과 건설노동자발문　내일로 가는 닥트공, 최경주｜송경동저자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