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본 열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단가집「샐러드 기념일」에 예쁜 삽화를 넣어 다시 선보여진 책이다.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공기 내음에 미묘하게 흔들리는 일상적인 감동을, 5.7.5.7.7의 31개 음절만으로 절묘하게 읊어낸 이 작품집은 기본적으로 젊은 여성의 실연을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묘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산뜻하고 밝다. 실연에 대체로 따르는 번민이나 고뇌 같은 심리상태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 그러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케하고 감동하게 만든다. 예컨데 이런 식. '햄버거 가게에서 일어서듯 남자를 버려야지' '나를 새댁이라고 부르는 포장마차 아줌마 앞에서 잠시 너의 아내가 된다' 등. 흔들리는 사랑에 맘 졸이고, 혼자 이별을 견뎌내기가 어려운, 한때 연인이었던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살 만한 책이다.

1962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 문학부를 졸업했다. 1986년 「팔월의 아침」으로 제32회 카토카와상(角川短歌賞), 1987년 「샐러드 기념일」로 제32회 현대가인협회상(現代歌人協會賞)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바람의 손바닥」「바람이 된다」「단가(短歌)를 읽다」「초콜릿 혁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