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의 추리소설 [컴퓨터 살인]을 소개합니다.맛보기[1] 프로그래머의 죽음문을 열자 밝은 햇살이 춤추듯이 구석구석을 누비며 온 사무실안에 가득 찼다. 청소부 박씨 아줌마는 휘휘 손을 내저으며 물걸레통을 약간은 힘겨운 듯이 사무실 안쪽으로 밀어넣었다.이제는 그만두어야 할 때가 넘었는데 하는 생각이 정말 절실히 들었다.아들 녀석이 빨리 직장만 구한다면 그때부터는 며느리가 해주는 뜨신 밥을 먹어야지…….이 사무실은 들어오기가 너무 까다로워 박씨 아줌마는 이곳에 무에 그리 대단한 것이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여느 사무실과 다른 것이라면 요즘엔 흔하디 흔한 컴퓨터들이 각 책상마다 얹혀져 있는 정도일까? 더구나 그런 점은 이 사무실을 들어오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전산개발실도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도 여기를 들어올 때는 전산개발실에서 받은 신분증 검사를 다시받는 외에도 몸수색까지 받아야만 했다. 사실 박씨 아줌마의 입장에서는 컴퓨터를 켤 줄도 모르는 형편인데.박씨 아줌마는 그런 생각들 따위에 잠겨 사무실 구석에 고개를 떨구고 있는 성유정을 보지 못했다. 유정을 본 것은 걸레질을 해 나가며 바로 그 곁에까지 갔을 때였다.'아이고, 처녀가 부지런하기도 하지. 지금이 몇시나 됐다고 벌써 출근을 했담?'그러나 유정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잠이 들었나? 어제 꼬박 야근을 했나? 박씨 아줌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유정을 흔들어 보았다.이상우 추리소설컴퓨터 살인

날카롭고 풍자적인 필치로 언제나 독자들을 사로잡는 저널리스트작가 이상우는 30여년간 언론인 생활에서 얻은 풍부한 소재를 배경으로 추리문학의 새로운 예술세계를 펼치고 있다.1961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1987년 제3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받았다.
한국일보 편집위원, 스포츠서울 편집국장들을 역임한 그는 현재 한국추리작가협회 부회장,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이사, 서울신문 상무이사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악녀시대], [안개도시], [여자는 눈으로 승부한다] [악녀 두 번 살다] 등의 장편과 [얼굴 감추기] 등 중단편 백여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