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누군가가 심혈을 기울여 창작한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꽤나 곤혹스러운 일이다. 토씨 하나, 부호 하나가 잘못 사용되었을 경우에는 작가를 대신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그 만큼 문학상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만일 소재나 스토리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맞춤법이나 부호 따위가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고민은 심사위원만이 안다.많은 편수가 응모되었고 장르 또한 다양했다. 다른 문학상과 달리 한국 인터넷 문학상은 장편소설 분야를 거의 모두 다루고 있다. 그래서 예심도, 본심도 심사에 애를 먹게 된다.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들을 대했을 때 결코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가 작가수업만큼은 제대로 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당선작은 2차 선정작에 당선되었던 성은의 <화이트 호스>가 결정됐다. 5개월여 간의 짧은 연재기간을 통해 재심에 올라온 작품이다. 우선은 로맨스소설이란 장르에 충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르소설이란 그 특성에 맞아야 하는 법이다. 흔히 문학성이니 작품성이니 하는 것도 장르적 특성에 충실할 때 그 의미가 있는 법이다. 화이트 호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자살을 기도했던 여자아이가 부성(父性)과 혼재된 듯한 격정적인 사랑을 통해 자신을 깨닫고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자기파괴, 부정, 혼미, 죽음과 같은 과정이 섬세하면서도 투명하게, 집요하게 그려졌다. 로맨스 소설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느낌을 독자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당선소감>우선, 심사 위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계속 써야 할 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많은 회의가 있었습니다.저의 헤맴을 글 속에서 보셨을 것 같아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그리고 감사합니다.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한국 인터넷 문학상에 감사 드립니다.

딱지가 앉을 수 없는 통증은 매력적이다
ⅰ. 난 아파요
ⅱ. 당신도 아픈가요?
ⅲ. 사랑도 아프네요

창문 많은 집은 신비해요
ⅰ. 당신이 있었네 요?
ⅱ. 창문 많은 집은 정말 신비한 가요?
ⅲ. 당신의 새벽에 비가 내렸어요

영국식 정원에 갔었어요
ⅰ. 나, 장미 맞죠?
ⅱ. 장미도 날 수 있어요
ⅲ. 꽃잎 하나로는 어려워요

그 고양이의 가슴 털이 하얗다
ⅰ. 검은 고양이 예요
ⅱ. 나를 보자 야옹 했어요
ⅲ. 그리고는 발톱을 세웠어요

세상은 아름다운가요?
ⅰ. 비가 그쳤어요
ⅱ. 우산을 접었어요
ⅲ. 접은 우산 속에서 비가 내려요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