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농담이라 하면 실없는 이야기, 듣고 나면 끝맛이 싱거운 이야기들을 가리키지만, 편역자가 ‘농담’이라 이름붙여 여기에 모은 이야기들은 끝맛이 쌉쌀하면서도 시원하다. 농담은 고여서 썩고 있는 물을 흘러가게 해주는 실고랑과 배수로의 역할을 하는 이야기, 즉 슬픔이나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을 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찾아낸 탈출구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언중유골의 말 한 마디를 던지는 주인공들로는 플라톤,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 등의 철학자들과 유랑 시인, 그리고 마을 사제나 수도사들, 그들과 정분을 맺는 여인들, 도둑들, 사기꾼들, 오쟁이진 남편들, 욕정에 목마른 수녀들, 영악스러운 상인들, 어수룩한 농사꾼 등 평범한 우리네 이웃이다. 정치 이야기에서부터 종교, 경제, 그리고 남녀간의 사랑 등 인생사 곳곳의 놓칠 수 없는 장면들을 포착해 오늘날에 되살리고 있다.

사바나 풍정만화경소박한 즐거움불가사의부질없는 노고사슬을 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