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 수필집. 출판사 및 문학잡지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 이선우의 생활 수필을 자신의 모습을 그린 1부 '무늬', 삶의 열정을 되찾기 위한 다짐을 그린 2부 '열정', 지울 수 없는 자신의 빛깔을 담은 3부 '빛깔', 성숙해지고 싶은 염원을 그린 4부 '염원'으로 나누어 수록했다.5월, 신록이 한창이었다. 그 날도 여느 날과 같이 스케치에 몰두하고 있다가 눈을 들어보니 해마다 보았던 것들이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산과 들, 나무들이 모두 초록색이었지만 각기 다른 빛깔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것들이 어울려 빚어내는 색채의 조화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나를 황홀하게 하였다. 태어나 10여 년을 느낌 없이 바라보던 마을의 풍경들이 섬세한 빛깔로 다가오던 그 날의 감동은, 내 생애 첫 번째 느낌표였다. 또한 새로운 도약이었고 눈뜸이었다.가을의 단풍을 보면 삼라만상이 신(神)께 제(祭)를 올리는 것이라는 느낌이다. 자신 속에 간직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을 뿜어내어 하늘을 향해 높이높이 감사의 예를 올리는 찬란한 축제, 좌절해 있던 나에게 찬란한 빛으로 다가와 생명 있는 것이면 모두다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 그 날의 풀잎들. 그 풀잎들의 빛깔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 본문 중에서

충남 공주에서 출생하여 출판사 및 문학잡지사에서 오랜 기간 편집자로 일하고 있음.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회원이며, 2002년 현재 선우미디어 대표로 있음.

■ 책머리에1. 무늬왕비의 어금니높은 곳에 사는 행복인연의 무늬환타지아와 현실그 날의 풀잎 축제저녁밥 짓는 여자심히 좋았더라딸부잣집 어머니2. 열정돈가마니소나기이웃집 오이풍뎅이의 위기그림 선물황소와 백로집수리와 유행농바위3. 빛깔아버지와 단감나무늦둥이와 민들레꽃쌀쌀한 여인나의 빚想을 짓고는나의 변명빨간 펜으로어느 버스기사4. 염원이삭 떨어뜨리기분홍색 스카프반자동 세대왼손잡이목련을 보며같은 편마라톤 경주활자와 더불어가랑비에 옷 젖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