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작은 사건으로 인해 내 마음을 확인한 적이 있다. 감기 몸살로 누워 있다가 남편에게 심부름을 부탁했다. 밤 9시쯤 동네 앞에 나간 남편이 10시가 넘어도 들어오지 않았다. 어른이 집앞에서 사고가 났을리도 없고 기다리며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괜히 심부름 나갔다 별일이 생겼다면 어쩌나, 그동안 이쁘지도 않았던 남편에게 별 궁굼증이 다 일었다. 할 수 없이 아이와 동네 이쪽에서 저쪽을 찾아보자고 나갔다. 잠시 후 놀이터에서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는 남편을 발견했다. '조금만' 하면서 있다보니 한 시간이 넘었다면서 태연하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남편은 언제나 있어도 그 존재 가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나 자신에게서 놀라움을 발견했다. 남편을 찾아 나선 일이나 남편의 안전함을 확인하는 순간이 작은 사랑의 시간이었음을 안 것이다. 아마 우리 일상에서의 사랑은 이런 모양을 그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슬며시 웃음 지어 본다. - 아직도 사랑한다 본문 중에서 - 현대수필문인회의 여덟번째 작품집.크로와상과 찐빵, 감의 계절, 돌하르 방 입 열다, 서성이는 새 '페이소스' 등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 총 50여명의 작가들이 모여 저마다의 아름답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1. 크로와상과 찐빵 운세 / 김희수 추억의 사진 / 이상수 전지하는 마음 / 차영헌 크로와상과 찐빵 / 정금주 거짓말 / 강태국 부부싸움 / 강영주 상경어린이 문학상 / 윤영자 부부의 방 - 2 / 박유수 휠체어의 여인 / 김종숙 청호반새와 똘이 / 백용덕 청운동 시절 / 송기자 나의 자화상 / 이지수 마음의 동산 / 정영휘 2. 감의 계절 관음죽 / 최해남 글을 쓰는 까닭은 / 김용구 세상에 괜히 왔다 갈 것인가 / 오차숙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흩어진 목소리 / 조재은 포커 페이스 / 윤명자 어디까지 / 최이안 다양함 속의 조화 / 최예옥 꽃닢같이 스려져간 병사의 영령앞에……(6030) / 조세증 감의 계절 / 신옥수 소록도, 그 서러운 아름다움 / 최명금 산너머에는 행복이 있다기에 / 김우경 문화 유적을 찾아서 / 박천근 더불어 사는 우리 / 김익희 행복한 오해 / 김미자3. 돌하르방 입 열다 파초의 꿈 / 장영희 거울 / 노정숙 토담에 핀 호박꽃 / 박 하 내 감성을 일깨웠던 사소한 일들 / 유경식 정 한 사발(2) / 김은애 세심천 / 육금숙 색 바람 불던 날 / 이정자 돌하르방 입 열다 / 김경호 미술관 가는 길 / 배소희 모교 단상 / 성강홍 시가 있는 섬 / 구귀남 두고 온 마을, 두고 온 이름 / 김경배 기술토피아 / 이상국 여인아, 서러워 마라 / 남정욱 4. 서성이는 새 '페이소스' 안단테 칸타빌레 / 강은소 댕댕이 고개 / 남홍숙 서성이는 새 '페이소스' / 권현옥 아직도 사랑한다 / 노영미 고리 / 박성희 희생 / 김준희 된장 항아리를 닦으며 / 박소운 왜 모르시나 / 이혜숙 한국인은 누구인가 / 백명애 제비 한 쌍 / 손제하 해우산행 / 장문자 독서의 맛과 멋 / 배종팔 세월 / 윤임복 질경이 / 이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