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은 우리 민족의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한국판 이솝우화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그러나 이솝우화가 풍자적인 점에 역점을 두었다면 고금소총은 풍자와 해학을 접목시켰기 때문에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솝우화는 한 작가에 의해서 완성을 보았지만 고금소총은 이 땅에 살았던 모든 이들, 위로는 임금부터 아래는 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 참여를 했다는 점이다. 그들의 삶의 편린들이 해학적으로 때로는 아프게 와 닿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우선 강한 리얼리즘에 있다고 볼 수 있다.꾸며진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와 닿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으며, 때로는 있는 사실 그대로 기술했기 때문에 얼른 보고 넘어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혹자는 한낱 에로틱한 옛날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건설적이고 인류의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노벨의 다이너마이트가 살상의 무기로 더 많이 사용되듯이 걸러내지 않고는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그렇기 때문에 십대 토착 문화집의 하나인 「파수록(罷睡綠)」의 집필자 부묵자는 이 책을 보고 '좋으면 법도로 삼고 나쁘면 경계로 삼아서, 이에 따르고 스스로 경계하면 음담과 야한 말들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라고 말했다. 책을 관능적이고 마음의 향락을 얻기 위해 읽는다기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와, 경험해보지 못한 간접경험을 얻기 위해 읽는다면 무엇보다 좋은 책이 될 것이다.

본명이 고병득(高炳得)인 저자는 59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으며 96년 계간 창조문학에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99년 제2회 공무원 문예 대전에 입상한 바 있으며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창조문학가협회 회원 비존재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퇴색조」 「마지막 귀족」 등 다수가 있으며 현재 서울시 구로구청에 근무하고 있다.

머리말 1. 사부전약(士負前約)ㆍ약속보다는 출세가 2. 순사반츤(巡使反 )ㆍ순찰사를 속인 노파 3. 거선갱고(擧扇更高)ㆍ그럼, 그렇지 4. 탐문옹수(探問翁睡)ㆍ나이는 늙어도 마음은 새댁 5. 취서성급(取 性急)ㆍ첫날밤에 아들을 낳으라니 6. 요성론(溺聲論)ㆍ오줌 소리가 큰 이유 7. 험한정감(險漢逞憾)ㆍ진흙탕은 피해서 가라 ...120. 일이 되려면 거꾸로 가도 된다 121. 늙은 여자는 싫어 122. 거스름 돈 123. 말로 안 되면 힘으로 124. 뼈없는 진실 125. 어려운 일은 쉽게 생각하라 126. 와 날 안 죽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