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시대를 견디며 삶과 예술에 철저하고자 했던 화가 이중섭의 삶과 죽음. 그리고 예술세계를 조명한 책.이중섭은 높은 기량과 구상을 지닌 미술가로 일찍부터 인정받았으나, 8ㆍ15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급작스레 바뀐 그 시대의 미술관은 그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식민지시대는 물론이려니와 해방 이후, 북한은 소련 점령군의 문화정책에 연원을 둔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비좁게 적용하여 창작 영역을 제한했고, 남한은 미군정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밀려들어온 미국식 추상화풍이 휩쓸면서 민족 풍격이 강한 이중섭의 그림을 시대착오적인 것인 양 내몰았다. 또한 이중섭은 일제 때 식민 본국에까지 충격을 준 기린아였던 데다가 뒤늦은 월남민이었으므로,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이나 기득권을 차지한 인사들이 그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으리란 것도 상상할 수 있다. 그러했던 그의 천재적 예술성이 대중적으로 인식되기 시작�I 것은 1970년대 즈음. 이중섭 신화라는 말이 생기고, 그의 작품전시회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이제 그의 명성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 이 책은 이러한 이중섭의 결고 쉽지 않았던 예술가로서의 삶과, 뛰어난 작품세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최근 이중섭의 일본에서의 활동에 대한 상세한 연구(김영나 교수)가 발표되었는데, 이 연구에는 그동안 자주 이야기되었으나 흔적을 찾지 못했던 루오 양식이 이중섭에게 미친 영향을 살필 수 있는 사례가 포함되어 있어 이를 이 책에 반영하였다. 그리고 이 루오풍을 창조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저항적이고 격렬한 성격의 소 그림에 관한 자료도 책의 집필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발굴했다. 이로써 젊은 시절의 이중섭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부산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이수하였으며, 서울미술관 큐레이터로 근무하였다. 또한, 시각예술 분야의 평론이 다수 있다.

서　 론 ㆍ 신화가 된 화가제 1 장 ㆍ 아름다움 시절제 2 장 ㆍ 잊지 못할 오산의 만남제 3 장 ㆍ 도쿄의 조선 유학생제 4 장 ㆍ 지유텐을 사로잡은 조선소제 5 장 ㆍ 사랑의 흔적, 엽서 그림제 6 장 ㆍ 암흑기의 별들제 7 장 ㆍ 격동의 시대를 거치며제 8 장 ㆍ 전쟁의 고난 속으로제 9 장 ㆍ 대표작들의 완성제10 장 ㆍ 꺼져가는 불꽃결　 론 ㆍ 이중섭 예술의 가치와 미학이중섭 연보참고문헌저자 후기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