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핵심 주제는 '독일 문제'이다. 저자는 2차대전 후 분단의 형성에서부터 통합까지 50여년간 세계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독일 문제의 역사적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1989년, 1990년 독일 문제를 둘러싸고 급박하게 전개된 국제적 관계와 세계 열강들의 이해 관계를 파악한다. 저자의 분석은 역사적 인식과 국제관계를 거치면서 새로운 분석 기준으로 독일 문제에 접근한다. 통일 독일의 유사한 쟁점들이 2년, 5년, 10년의 시간을 지나면서 어떻게 변화 발전했는가를 살핀다. 이해영은 독일 통합 2년을 종합 평가하고 이어서 통합 5년이 지난 후 동독지역의 사회경제적 조건을 연구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핵심이자 결론이라 할 수 있는 독일 통합 10년의 정치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독일의 통합을 '신자유주의적 체제 전환과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의해 재편된 정치적 통합이라는 결론으로 제출하고 있다. 우리는 저자의 분석을 통해 독일의 통일 과정과 문제, 그리고 변화한 통일 독일의 현재를 인식할 수 있다. 독일 통일에 대한 비판자들은 통일이 정치적으로는 성공했으나 인간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았다고 본다. 이는 통일이 두 체제의 장점을 종합하는 새로운 사회의 건설이 아니라 '우월한' 서독 체제가 '열등한' 동독 체제를 흡수 통합하면서 흡수된 동독 사회의 모든면들이 비난받고 부정되고 있는 현재 독일의 모습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동독인들의 반발을 초래해 동서독간의 사회적 분단은 오히려 더욱 깊어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문이다. 이 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끝없이 소요되는 통일 비용과 10년이 지나면서 가까워지기는커녕 서로간의 편견과 불신만 확대 재생산하는 동서독 사람들에 대한 거리감 등 독일 통일이 갖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독일의 '진정한' 통일은 미래의 일이다.'는 인식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더욱 냉정하게 접근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통일 한국의 강대국화와 같은 통일에 대한 환상, 이산가족의 눈물로 대표되는 통일에 대한 감상적 접근 방식보다는 이제 우리 앞에 펼쳐진 냉혹한 현실 앞에 서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서울대 지역종합연구소 연구원

■ 서문서론 : 독일통합과 한반도 문제1. '독일 문제'의 역사적 전개 과정(1945∼1989년) 1. 독일 분단의 형성과 전개 2. '신동방정책'의 형성과 '국가연합'안 3. 동서독 기본조약과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4. 기본조약에서 국가조약으로 5. 결론 2. 독일 통합의 '안'과 '밖'(1989∼1990년) 1. 유럽공동체의 시장단일화와 동서 역관계 2. '독일 문제'를 둘러싼 국제 이해관계 3. 동서독 여러 정파와 통일 문제 4. 결론과 전망 3. 독일 통합과 노동운동(1989∼1990년) 1. 독일 '통일'의 여러 조건과 규정 요소 2. 통독 과정에 대한 노동조합의 여러 입장 3. 독일 '통일'과 노동운동의 여러문제 4. 노조 내부의 사회주의 논쟁 5. 결론 4. 독일 통합 2년, 독일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1. 독일 통합의 조건과 형태 2. 독일 통합의 영향과 결과 3. 결론 5. 독일 통합 5년, 동독지역의 사회경제적 조건 1. 문제의 소재 : '특수 사례(Sonderfall)'의 구동독 2. 통합의 두 가지 해석 모델 : '자유화(Liberalisierung)테제'와 '식민화(Kolonialisiering)테제' 3. 동독지역의 사회경제적 상황 4. 동독지역 주민의 정치적 이해 대변 문제 5. 결론6. 독일 통합 10년의 정치경제학 : 신자유주의와 독일 '통일' 1. '미라가 된 어떤 노동자' 그리고 '오스탈지어(Ostalgia)' 2. 동독의 체제 전환 10년 : '제2의 경제 기적' 또는 독일의 '메쪼조르노(Mezzogiorno)' 3. 체제 전환 10년의 사회경제적 결과와 원인 4. 신자유주의 체제 전환 10년과 정치사회적 통합 5. 맺는 말 ■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