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불안이 교차하는, 참혹하고 화려한 그 내면의 풍경.78학번이었던 작가 조선희가 살아오고, 또 사랑했던 시대의 만화경 같은 진풍경들이 그만의 예리하고 섬려한 눈에 의해 정밀하게 포착, 복원된 소설. 기존의 여성 작가들이 써왔던 소설문법의 낡은 도식성과 지릴멸렬한 사담을 뛰어넘는 신선한 재기와 세상을 해석하는 조선희만의 관점이 도처에서 빛을 발하며 전직 기자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익힌 입체적인 분석과 해석의 관점을 소설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대상에 대한 희망과 애정을 역설적인 비판으로 에둘러 표현해냈다.암울한 대학시절을 함께했던 주인공들이 졸업 후 다시 뜻을 모아 벤처기업을 차리고 부딪히고 엇갈려 가는 과정속에서 그 시절의 이상과 이제 다시 새로운 유토피아를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세태소설이면서도 가벼운 풍자에 치우치지 않고, 연애소설이면서도 경박한 감상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시종일관 놀랍도록 민첩하고 옳바르게 조정하고 유지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균형과 조화에만 강박적인 민완함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설 속 주인공의 말을 빌어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 만연했던 평등과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도 하나의 개인적 쾌감에서 연유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논란의 여지마저 내포하고 있는 조선희 식의 도발과 번득이는 파격이 곳곳에서 심심찮게 엿보이기도 한다.잘나가는 잡지의 편집장자리를 내던지고 용감무쌍하게 소설가로 변신해 작가 자신이 살아온 삶과 시대의 커다란 굴곡들을 현실감있게 그린 이 책은 조선희 첫 작품으로 더욱 주목받은 소설이긴 하지만 그러나 작가는 자신의 모든 것이 그대로 투영된 이 소설의 출간이 한 성공한 편집자의 호사적 변신으로 보여지기보다는 이제 첫발을 내딛는 작가로서 진정한 소설 쓰기로의 진중한 도전이라는 의미에 무엇보다 주목해주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있다.

1960년 강릉에서 태어남. 강릉여고와 고려대 독문과 졸업
1982년부터 《연합통신》기자
1988년 중편소설집 『밤길의 사람들』을 통해 「퇴적층」발표
1988년부터 《한겨레신문》기자
1995년부터 《시네21》편집장
2000년 소설 쓰기의 꿈을 위해 기자 생활을 그만둠
2000년 에세이집 『정글에선 가끔 하이에나가 된다』펴냄

1권레드 파티일중독산동네실락원형은 햄릿이야!큰어머니, 아니 어머니커밍아웃 게임난투극위기의 남자지극한 피로우리도 재벌이 될 수 있을까상류사회신경쇠약 직전의 환자일확천금의 꿈부동산 졸부 같은 놈!꿈의 샌프란시스코돈 앞에서 자만하다니!자살이냐, 살인이냐멈춰버린 괘종시계5일장, 인간에 대한 예의프로야구마저 내 곁을 떠나는구나눌라치타를 찾앗서유토피아 견문록2권열일곱 살4월 18일, 진료실회색 개나리꽃 다발전남편, 섹스 파트너아버지 씹기우리 안의 이상심리들개발도상국 증후군루비 브로치알고서 어떻게 미워할 수 있을까길에서 우는 아줌마선생님, 정신의 엄마엄마, 나의 환자불안의 거처절망의 시스템그 열일곱 살로부터 헤어나기 위해눌라치타에서 온 편지 열정의 거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