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과 망원경을 동시에 사용한, 사람 냄새 나는 역사서이 책의 저자들은 역사를 이해하는 코드로 대부분 사람을 선택했다. 호메로스·소크라테스·알렉산드로스·바울·샤를마뉴·월리엄·엔리케·에라스무스·돈키호테 등 그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들을 통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서양역사의 중요한 국면들을 심도있게 파고들어, 독자들로 하여금 뿌연 회색의 이론이 아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역사읽기의 참 맛을 느끼게 해준다.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고대 노예제에 대한 핀리의 설명은 기존의 개설서와의 전혀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제도로서의 노예제가 아니라, 해방노예 출신으로서 노예상인이 된 티모테오스라고 하는 한 개인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어, 노예가 획득되는 과정에서 시작하여, 노예시장에서의 거래관행 및 주인과 노예의 복잡다단한 인간관계, 그리고 검투사를 비롯한 전문기능노예가 등장하는 과정에이르기까지 수시로 서술의 시점은 줌아웃되고, 그 결과 독자들은 거시적 관점에서, 고대 노예제가 점하는 문명사적 의의와 쇠퇴의 과정, 그리고 고대 노예제와 미국 노예제의 차이점 등을 바라볼 수 있다. 현미경과 망원경을 동시에 사용하는 효과를 거두면서 노예제에 대한 균형감 있는 이해에 도달하는 것이다.호에로스 새로 읽는 법이 글은 호메로스가 과연 《일리아스 Llias》와 《오디세이아 Odyssey》를 지었는가, 그렇다면 당시 그는 어떻게 500년 전의 미케네 문명에 대해 그토록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었는가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다.모리스 보라는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 예리한 통찰을 통해 호메로스의 작품들은 문자로 쓰여진 게 아니라 낭송을 위해 지어진 구전 서사시이며, 아마도 기원전 750년에서 700년 사이에 탄생했을 거라 말한다. 그리고 몇 가지 오류에도 불구하고 호메로스가 자신이 살았던 시기보다 500년 가량 과거인 미케네 문명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이 후대의 역사가들에 의해 밝혀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William Lenord Langer)
미국의 저명한 외교사가로서, 하버드 대학교의 역사학 교수 및 명예교수를 지냈으며, 미국역사학회(American Historical Assocition) 회장을 역임했다. 《제국주의 외교 The Diplomacy of Imperialism》, 《세계사 백과사전 An Encyclopedia of World History》 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

옮긴이의 글 머리말 당대 일급 역사학자들이 쓴 살아 있는 서양사 호메로스 새로 읽는 법 소크라테스, 역사에서 신화로 알렉산드로스가 이룩한 두 세계 노예 상인 티모테오스의 생애 위대한 신앙해석자 바울의 명예회복 야만족, 중세를 열다 불멸의 전설, 샤를마뉴 비잔티움 : 세계의 또다른 절반 정복왕 윌리엄의 1066년 '세계의 경이' 프리드리히 2세 승리의 도시, 베네치아의 세계 근대를 연 항해왕자, 엔리케 이단의 네 얼굴 에라스무스, 시대를 초월한 지식인 그리스도교 문명의 승리, 레판토 해전 대립과 극단의 시대, 바로크 돈 키호테의 두 에스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