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의 첫 장편소설로 인간의 본성에 관한 날카로운 분석이 돋보인다. 상우가 살의를 품고 살인을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인간, 강지수. 상우는 지금도 자기가 강지수를 왜 쏘았는지 알 수 없다. 때때로 어떤 특정한 인간에 대해 살의를 품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실행의 단계까지 나아간 적은 없었다. 어쩌면 살겠다고 버둥대는 강지수의 끈질긴 애착이 상우로 하여금 구토를 느끼게 했는지도 몰랐다. 운전대에 머리를 처박고 피를 쏟으며 죽어 있는 강지수를 보며, 상우는 인간의 미련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생각했었다.

하민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한때 출판사에서 기획 편집 종사했다. 저서로 <바람의 초상>, <떠도는 영혼의 왕국>이 있다. 현재 인천에 거주.만화와 비디오대여점을 운영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

13. 조직세계14. 어둠의 아들15. 생의 한가운데서16. 여행의 끝17. 선택18. 재회19. 엑서더스20. 운명의 잔재21. 이국의 보헤미안22. 누구나 이방인이 아니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