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서는 1991년 2월 27일 반민족문제연구소의 체제와 이름을 바꿔 1995년 6월 1일 재발족한 민족문제연구소에서 그 동안 주최한 학술회의 가운데 친일파 문제를 중심으로 한 과거사 청산에 관한 내용들만 간추려 모아 놓은 책이다. 오래전에 발표된 글도 있고 최근에 발표된 글도 있어서 관심의 정도나 연구 축적의 차이에 따라 글들간에 시간과 인식의 차이도 크다. 지금까지 친일파 개개인에 관한 글들은 몇 편 있었지만, 친일 문제를 구조적·역사적으로 다룬 글은 거의 없기 때문에 여기에 모아 놓은 글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아직도 변하지 못하고 과거 친일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으로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그 결과 세대교체가 어느 정도 이루어져 이른바 '386세대'가 많이 정계로 진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곧 정치풍토, 정치문화의 변화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잘못된 유습에서 벗어나려는 정치인들의 노력이 없다면 그 변화는 참된 변화가 아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10년 동안 해왔던 작업도 바로 이 소박한, 그러나 너무나 오랫동안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가치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 아쉽게도 그 세월과 노력에 비해 성과는 매우 적다. 세상 또한 쉽게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현실은 '친일문제'를 쉽게 제기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선배 미술 교수의 친일행위를 비판하였다 하여 교수직에서 쫓겨나고, 독립유공자의 밀정 혐의를 고발하였다 하여 프로듀서가 자리를 잃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게다가 20세기의 무덤에서나 있어야 할 온갖 유물들이 각종 기념관과 기념상의 이름으로 화려하게 복권하고 있다. 이제는 반민족 행위를 변명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오히려 정당한 행위라고 당당하게 나오고 있다. 지금의 온갖 기념관들이 형태만 달리 했을 뿐 실은 이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과거사를 청산하지 못한 그 대가가 얼마나 큰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각 장마다 몇 가지 주제로 나누어서 발표와 토론의 형식을 띄고 있고 마지막 주제가 끝난 다음엔 종합토론을 함으로써 결론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1991년 2월 27일 문을 연 반민족문제연구소의 체제와 이름을 바꿔 1995년 6월 1일 재발족한 반민족문제연구소는 반민족집단의 범죄를 밝혀내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고 그 논리와 구조를 과학적으로 해명함으로써 만족정기 확립에 기여할 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1. 머리말 2. [식민지배 청산문제의 민족사적 이해(1992년)]3. 일제 침략전쟁의 성격과 그 페해 . 강만길 4. 친일파의 존재양태와 구조적 성격 . 서중석 5. 전후처리와 그 문제점 . 박영재 6. 식민지 지배의 청산을 위한 모색 . 임헌영 7. [한국 현대사와 친일파 청산문제(1993년)]8. 친일파의 정의와 범주 . 임헌영 9. 해방후 친일파 청산 좌절의 원인과 그 민족사적 교훈.강정구10. 친일파 청산의 좌절로 인한 민족사의 고난 . 김봉우 11. [친일논리의 역사적 변천과 식민유제의 청산 방향(1999년)]12. 친일파의 형성과정과 사상적 배경 . 하원호 13. 일본제국주의의 지배체제의전개와조선인의정치적대응.김동명14. 1930년대 조선인 유산층의 친일논리와 배경 . 정태헌15. 1945-49년 친일파 문제와 반민특위의 전개과정 . 이강수 16. '일제잔재'청산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몇 가지 문제 . 윤해동 17. [한국군과 식민유산(1999년)]18. 한국군의 셩성과정에서 일본군 출신의 리더쉽..한용원19. 한국 군부의 정치화과정-신직업주의의 형성과정을…양병기 20. [민족사적 관점에서 본 역대정권 대일정책(1997년)]21.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역대 정권의 입장과 정책 . 윤덕한 22. 한국의 경제정책과 한국경제의 대일종속화 . 전기호23. 대일 문화정책과 교류의 문제점 . 임헌영24. 민족문제연구소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