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가본 대동여지도 속 군, 현의 오늘날의 모습은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을 가다』는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읍이나 면, 혹은 그보다 더 작은 마을이나 터에 대한 기록물이다. 마치 고산자 김정호가 한걸음 한걸음 국토를 걸어 대동여지도를 완성하듯 문화사학자 신정일은 대동여지도를 토대로 그곳에 군이나 현으로 표시된 지방을 찾아가, 오늘날의 모습을 글로 담고, 사진을 찍는 방식의 취재를 25년간 계속하였다. 그중에서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을 가다』의 1권, 2권, 3권에 걸쳐 담겨 있는 90곳의 지역들은 1914년 일제의 지방관제 통폐합에 의해 폐현, 폐군이 된 곳 중 남한에 속하는 지역만을 추려낸 것이다. 건국 이래 지방에 설치되었던 군·현은 여러 차례의 통폐합과 변천과정을 겪는다. 신라 경덕왕 때에 첫 번째 통폐합이 있었고, 조선 초기에도 여러 차례 통폐합을 단행했다. 그렇지만 행정구역이 지금의 상태로 만들어진 것은 조선 후기인 1895년이었다. 지방관제 개편에 따라 그때까지 군현제를 군으로 변경했던 것이고, 그것이 조선왕조의 마지막 행정 개편이었다. 그 후 일제가 강점하던 시대였던 1914년 3월 1일, 조선총독부는 조선 8도의 지방관제를 개편하면서 많은 수의 군을 폐하였다. 그때 군은 317개소에서 220개로 조정하고 4,338개의 면을 2,521개로 정리하였고 그때부터 사라진 폐군현의 몰락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물론 지역 역시 인간사와 같이 생성과 번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그러나 오늘날 한적하고 퇴락한 옛고을들에 대한 소감은 그저 단순히 세월의 무상함을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도시의 번성과 쇠퇴의 과정이 자연발생적인 결과가 아니라 정치적인 의미, 역사적인 배경을 담고 있거나 개발의 여파로 타의에 의해 진행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 담겨 있는 우리 역사와 전설과 문화재들은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제자리에 놓이지 못한 채 아무 곳에나 뒹굴고, 부서지고 수몰되면서, 그 자체로 우리의 역사를 반증하고 있다. [본 영상은 강사의 인터뷰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