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사랑한다면 모든 게 용서가 된다고 생각해? 혼전순결 고집하고, 좀 못 배운 게 죄야? 하늘처럼 받들던 애인에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차여 버린 송선희. 그 녀석보다 잘난 남자를 꼬셔서 보란 듯이 넘어오게 만들어 버릴 생각으로 나이트에 간 그녀는 자신의 이상형에 딱 맞는 윤형을 만난다. 만난 지 얼마 안 돼 얼떨결에 사귀게 된 둘. 그러나 선희의 버리고 갔던 민재가 그녀에게 다시 집착을 보이는데…. ▶ 잠깐 맛보기 ‘…뭐냐, 이게…?’ 그 흔한 김치 한 쪼가리 없이 글자 그대로 밥 하나 뿐이었다. 「반찬은?」 「밥.만. 먹는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남자가 한 입으로 두 말 하지 맙시다」 「그렇군. 분명히 밥만 해 준다고 했지. 깜박했군, 그래」 윤형은 순부두 집에 전화를 하더니 순두부를 시켰다. 밥만 준 그녀나, 반찬 불러다 먹는 그나, 둘 다 똑같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서로를 희한한 인간이라고 속으로 욕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 이런…. 선희도 밥 안 먹었을텐데, 나만 먹었군. 여기 밥도 한 공기 남아있고, 반찬도 좀 남았는데, 먹을래?」 선심 쓰는 척 하는 그의 모습에 선희는 이를 빠드득 갈았다. 냉장고 문을 열어, 온갖 밑반찬을 상에 척척 늘어놓고, 밥을 한 공기 가득 퍼 와서 그의 맞은편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그러니까….이 많은 반찬을 놔두고 내가 순두부 시키는 걸 끝까지 보고 있었단 말이지?’ 볼이 미어져라 밥을 먹고 있는 선희를 보며 윤형은 그만 웃고 말았다. 별 것도 아닌 것에 아이처럼 그녀와 신경전을 벌인 것이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 평소 자신이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뭐가 우스워요?」 「우리, 사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