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사랑으로 인해 야수가 되어 버린 남자 한 번의 사고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된 주혁. 그는 악몽 같은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점점 냉혹해진다. 자신을 짓밟은 이들에게 차례로 복수를 하며 지내던 어느 날, 그의 어둠의 장막 속으로 환하게 빛나는 여인 은설하가 들어온다. 주혁은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설하를 외면하지만, 그녀는 자꾸 그에게 다가오려 하는데…. ▶ 잠깐 맛보기 「당신은 인질이야. 그런데 내가 당신한테 집주인으로서 신경 써야 하는 건가」 「아니오, 제가 잠시 망각했어요. 죄송해요. 나가 볼게요」 주혁은 안타까운 시선을 그녀에게 던졌다가 질끈 눈을 감았다. 「은설하」 그가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설하는 문을 열고 나가고 있었다. 밖에 비가 오는데 우산도 없었다. 주혁은 비 맞는 것을 개의치 않고 그녀를 따라갔다. 「미쳤어? 우산도 없이?」 「비 좀 맞고 열을 식히려고요」 「뭐가 그리 화가 나는데?」 「전부 다요! 당신한테도, 당신의 말에 반박할 수 없는 내 자신에게도」 「날 없는 사람처럼 생각해. 당신과 나는 아버지가 돈을 갚으면 두 번 다시 안 볼 사이잖아」 「맞아요. 하지만 그렇게 못하는 걸 어떡해요」 「대체 내게 원하는 게 뭐야? 왜 이렇게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질 않아」 「당신은, 제가 신경이 쓰이기라도 하나요? 주혁 씨. 당신은 누구죠?」 「…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