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굶주린 야수와의 계약,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로건 백작의 빈번한 습격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황폐해지는 타운잰드 영지. 용병 가레스는 타운잰드 마을을 지켜 주는 대가로 엘레나의 순결한 몸에 대한 지배권을 요구한다. 마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레스의 아내가 된 엘레나는 전쟁광이라 불리는 가레스 안에 자리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발견하고, 숨겨진 그의 상처를 지켜보며 조금씩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가레스의 아이를 임신한 왕녀 리디아가 나타나면서 두 사람은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고 마는데…. 엘레나의 사랑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레스를 지켜 줄 수 있을 것인가. ▶ 잠깐 맛보기 「몰래 들어와서 남의 어깨를 매만지다니, 뻔뻔한 여자로군. 이건 또다른 접대인가?」 엘레나는 그런 가레스의 비난에 수치심으로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여기 온 목적이 뭐지? 남자가 그리워서 온 건가?」 「아뇨. 당신에게 제안할 것이 있어서 왔으니 섣불리 착각하지 말아요. 당신을 고용하고 싶어요. 고용조건을 말하세요. 꼭 지금 당장 말하라는 건 아니고 생각해 보시고 내일 말하세요」 가레스는 뜻밖에도 그냥 방에서 나가려는 엘레나의 뒷모습에 당황하고 말았다. 지금 침대 속으로 기어 들어오겠다는 거 아니었어? 하는 물음이 마음에서 생겨났다. 「지금 이대로 가겠다는 거요?」 「할 말을 다했으니 당연하죠. 벌써 조건을 생각했나요?」 가레스는 평소 했던 행동 그대로 젖은 옷차림의 엘레나의 허리를 휘감아 끌어당겼다. 엘레나가 뭐라고 말할 사이도 없이 가레스의 거친 입술이 엘레나의 입술을 파고들었다. 생각보다 그녀가 훨씬 더 자극적인 입술을 가졌다는 것에 그의 온 촉각이 곤두서고 있었다. 「당신 말은 생각해 보겠어. 아주 합당한 조건을 말이요」 그리고 가레스는 속으로 말을 덧붙였다. 그냥 이대로 옷을 벗고 나와 뒹군다면 바로 수락할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