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말씀을 이해하기 시작한 여덟 살 나이로부터 지금까지 저는 단 한 순간도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았으며, 마음 의탁할 곳 없는 어머니에겐 戀人 代役이었습니다. 우리는 고향과 아버지를 상실한 채 뿔뿔이 흩어져 먼 친지의 집에 맡겨진 천애고아로, 남의 집 하찮은 식모로, 공장소녀로, 각기 일엽편주 되어 세상과 대적했습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어머니께서 해주신 고향과 아버지이야기는 어린 시절 제 가슴에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을 크게 키웠습니다. 그러나 고향과 아버지는 적개심과 분노의 대상이자 동시에 영원한 그리움임을 커가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고향으로 아버지께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토록 否定하고 싫었고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여겼던 고향과 아버지에 대한 기록을 여기에 남깁니다. 구석구석 失敗의 역사를 가감 없이 티끌만큼의 거짓도 없이 가급적 객관적으로 기록해두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증보판을 낼 것입니다. 1부는 어머니의 구술만으로 어머니의 관점에서 기록하고, 2부는 저의 관점으로 기록했습니다. 1부는 1970년 이전의 역사를 2부는 1970년 이후의 역사를 다루었습니다. 보완할 내용을 발견하는 독자는 지도편달을 바랍니다.

이용환 시인. 수필가. 1960년 전북 남원 출생. 공주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충남 금산고, 정산고 재직. 2003년 계간 《좋은문학》으로 시, 2003년 월간《문학세계》로 수필 등단. 《시산문》 매니저. 《계간웹북》 발행인. 1시집 「강과 백지의 세월(2006, 책나무)」, 공저 「언어의 사원을 꿈꾸며(2007, 책나무)」가 있다. 詩散門 http://cafe.naver.com/dalcho.cafe 孤鳴鼓 http://blog.naver.com/dalcho

<차례> 1부, 조씨(趙氏) 연대기 해방 그 해에 시집을 왔다 9 이씨 종가(宗家)이야기 15 천도교 집안과 자칭천자(自稱天子) 18 딴판이 큰아버지의 내력(來歷) 21 뿔겅물과 이정수 25 전기고문 27 깽번 분가(分家) 30 6?25 난리 통에 32 파산 34 느가부지는 삼례의 머슴이었다 39 오수 양춘옥의 찬모(饌母) 41 염병 45 양춘옥 우산도둑 46 오수의 동낭치 49 맘이 허랑했던 느이 고모 50 낙산여인숙 53 낙원여관 54 개가(改嫁) 58 2부, 책(策)의 연대기 고남산의 그림자 62 형체 없는 그리움 63 사금파리 65 낙산사의 소싸움 67 아가, 우리 아버지 하나 얻을까? 69 자리 잡으면 연락할게요 71 삭다릿재 73 익숙한 낯섦 75 산촌의 끝없는 행복 77 앉은뱅이책상에 지새는 밤 79 남이 누나 82 자유교양 경시대회 84 바우개 고개 87 야학당의 몽당분필 소리 88 작은누이 옥남이를 찾아서 90 누구든지 한 때 에밀 싱클레어가 되어 93 아무도 널 눈여겨보지 않아 95 우정과 사상 98 시지프스의 바위 102 등뼈 이야기 104 이왕 베린 몸 108 동거인 숙(淑) 109 어머니의 암 발견 113 몰락과 부활 115 순자누이 119 기광(氣狂) 122 요천수 아래 천수가(千壽家) 사람들 124 스승 127 어머니의 마지막 동창회 130 되살아나는 상처 1 132 되살아나는 상처 2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