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예닐곱 살 무렵 기억나는 누군가와의 교류의 시작은 작은 분교에 부임하셨던 작고 예쁘장한 여선생님이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그녀에게는 뭔가 다른 방법으로 말을 걸어야 할 것 같았지요. 그래서 썼던 편지, 그것이 글쓰기의 시초였습니다. 내 안의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는 방법으로 편지 쓰기가 되고 사춘기 땐 일기가 되고 어른이 되어서는 혼잣말이 됩니다. 꽃을 찾아간 나비가 되고 때로는 애인을 잃은 여자가 되어 중얼거리다 보니 말이 많아지고 고집 세어진 말들이 글자가 되어 입적을 바랍니다. 남부끄러운 중언부언의 말들을 주저 앉혀야 될지 망설여지나 대상없는 그리움이 그리움을 헤매는 일은 애초부터 앞으로도 여전할 터, 감히 혼잣말에 표지를 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연애에 실패하는 여자와 꽃이 입을 열고 나비를 들이는 환희, 나무가 푸른 이파리를 다는 일, 잠이 오지 않는 밤들에 대한 간섭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김문자(金文子) 1965년 경기 광주 출생 2008년 서정문학 창간호 시 등단

<차례> 저자의 말 2 1부 7 산벚꽃 피다 8 목련나무 아래에서 9 노루귀를 보며 10 너도바람꽃 11 청첩을 듣고 12 옛 사람 13 순한 제비꽃 14 울적한 날 15 벚꽃 지는 16 제비꽃에게 17 봄이 어느만큼 왔느냐고 18 그리움 19 핑계 20 오늘의 운세 21 내가 그대를 만난 것이 22 안부를 묻다 24 권태기 25 바람 26 들꽃이 피는 이유 27 2부 28 일몰 1 29 일몰 2 30 일몰 3 31 윤회(輪廻) 32 달맞이꽃 33 마흔의 증세 34 화무십일홍 35 경지정리 36 전과자 37 연륜 38 옛 생각 39 반주를 마시며 40 그리움 2 41 술래잡기 42 山이 산에게 43 행여나 44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45 중독에 대하여 46 관광버스 안에서 47 3부 48 출근 준비 49 그대 잘 가요 50 모르겠어 51 회자정리 52 집필 중 53 가시버시로 54 옛사람 55 나의 일상 56 마른꽃 57 일장춘몽… 58 마흔의 나이 59 음악 바꿔 듣기 60 음악 바꿔 듣기 2 61 이매고(高) 까치 62 커피중독 63 꿈 1 64 꿈 2 65 꿈 3 66 흘러가서 만나자 67 무장무장 68 그리움도 그러한가 69 4부 70 낮달은 묻지도 않고 잘만 가네 71 고엽,. 그대에게 72 술집에서 73 퇴근 길 74 퇴근길 2 75 겨울꽃 76 미리보기 77 10월 78 묵은 그리움 79 손 없는 날 80 유언을 듣다 81 까실쑥부쟁이와 만났다가 헤어지고 82 기다림 83 안개 84 나이 85 갈 수 없는 곳 86 불면 87 소나기 88 백련사풍경 89 답답할 때 드는 생각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