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 누워 흰 하늘 보기 사람이 그렇게 본디 되어 먹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속눈섭 사이로 맺히는 값싼 이슬을 이용해 하늘을 본다. 건초더미에 누워 머언- 먼 푸른 창공에 눈 둘 때, 그 찰나 눈섭 어딘가에 아롱져 생기는 무지개를 찾는다. 어딘가에서 동그란 별들로 이어진 북두칠성 같은 것이 나타나더니… 그것은 눈섭에서 망막 안쪽으로, 눈가로 눈물 따라 이동하더니 이내 사라진다. 사라진 무지개 못내 아쉬워 다시 만들고, 다시 사라지는 놀이…. 건초더미 위에 누워 하던 어린 시절 그 놀이는,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하다. 알 듯 모를 듯한 것들이 모여 무지개가 되고 북두성을 이룬다. 바위 저 위 하늘에는 흘러가는 구름 몇 개 흩어진다. 오랫동안 보아 익숙한 저 구름의 형상은 바람 따라 흩어진다. 흩어진 그 자리엔 홀연 아무 것도 없는 희디 흰 본바탕 뿐, 무엇이 거기 있었던 자취조차 찾을 수 없다. 내내 오랫동안 바위에 눕는다. 무엇을 소리쳐 부르지 않는다. 잡을 힘도 없다. 소스라쳐 일어나 언젯적 강가에서 주워 만지작거리던 손에 알맞은 조약돌 하나… 주머니에서 꺼내 여울지는 강물에 던져 동그란 파문을 만들어본다. 파문이 사라질 즈음, 어디선가 낯선 형상의 구름 하나 저 멀리 또다시 나타난다.

이용환 시인. 수필가. 1960년 전북 남원 출생. 공주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충남 금산고, 정산고 재직. 2003년 계간 《좋은문학》으로 시, 2003년 월간《문학세계》로 수필 등단. 《시산문》 매니저. 《계간웹북》 발행인. 1시집 「강과 백지의 세월(2006, 책나무)」, 공저 「언어의 사원을 꿈꾸며(2007, 책나무)」가 있다. 詩散門 http://cafe.naver.com/dalcho.cafe 孤鳴鼓 http://blog.naver.com/dal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