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전형 시인의 시집. 3년 동안의 시앓이를 슬그머니 내밀어 본다는 양전형 시인은 시집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로 문단에 등단(1996년)하였다. 시 72편이 수록된 시집 <나는 둘이다>는 잃어버렸거나 외면했던 '나'의 본래적 타아를 탐구하게 한다. 주체의 내면 성찰을 지독하고도 집요하게 행하고 있는 이 시집은 자기동일자의 논리에 강박되어 있거나 구속됨으로써 타자를 외면하거나 배척하는 것이 아닌, 타자의 타자성을 진정으로 준중하기 위해서 구태의연한 '나'의 낡은 껍질을 벗고, 새로운 '나'로 거듭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그동안 익숙해진 '나'와 과감히 결별한 후, '나'의 본래적 자아를 새롭게 복원해내는 시집이다. [더디던 한낮을 밀쳐내버린 늦은 오후 골목 어귀 옷깃 세운 내가 바람 데리고 낙원을 꿈꾸며 서성이고 있다 비스듬히 울타리에 기댄 햇살 조을고 골목 안으로 챙 큰 모자를 날리는 동심들 함께 날아 들어간다 시린 무릎 여자 몇 지나간다 구부정한 중년 남자 들어선다 어 이거, 내가 미워하는 나 아냐! 나를 모르는 척 외면하는 벌건 눈 그의 등덜미에 가랑잎 밝으며 아리던 추상들 미끄러진다 가을 한 자락 데굴데굴 따라 간다] 표제 시 <나는 둘이다> 전문.

양전형 시인. 1953년 제주도 제주시 오라동에서 출생하였으며, 제주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였다. 시집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로 문단에 등단(1996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길에 사는 민들게>, <하늘레기>, <바람아 사랑밭 가자>, 등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의 회원, 한라산문학의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제주감귤농협에 재직 중이다.

시인의 말 제 1 부. 나는 둘이다 제 2 부. 사랑한다는 말 제 3 부. 꽃이 지는 건 슬픈 일이다 제 4 부. 별 제 5 부. 봄날은 있다 양전형의 시세계 / 고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