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유년 시절의 추억이 있다. 서른다섯을 먹고서야 처음으로 열린 중학교 반창회. 어린 시절 같이 뛰놀던 기집애처럼 예뻤던 미스고, 공판장 먹보 곰치, 목욕탕집 아들 짱돌과 조우한다. 빠진 사람이 있다면 언제나 내 뒤를 받쳐주었던 이리. 모두가 그를 추억한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잊을 없는 이름 하나가 있다. 당시 봉천동 주먹세계를 평정했던 일짱. 이리를 떠올리면 그가 생각난다. 교회 목사인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나 첫사랑이 남자였던 나의 기나긴 방황과 고통의 진원지인 일짱, 날 사랑했던 일짱, 그리고 그보다 그를 사랑하며 고통 받던 나, 그런 나를 묵묵한 팔뚝을 휘둘려 지켜주었던 이리. 감성로맨스의 대가 호감이 선사하는, 순수했기 때문에 더욱 치열했던 그 시절의 사랑이야기.

호감 1975년생. 꾸준이 젠더문학 창작을 해왔다. 대표작으로 <베이커 리>, <스몰빌> 등이 있다.

11. 양면성. 12. 도신 13. 오해, 그리고… 14. 별 헤는 밤. 15. 육손이. 17. 아름다운 오해. 18. 멀고도 낯선 비행. 19. 만산홍엽. 20.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