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회계 업무를 보던 나에게 어느 날 실장이 새로운 임무를 부여했다. “대학 연구실에 가서 할 일이 있어.” “무슨 일인데요?” “감시역일세.” 그러면서 실장은 그 감시의 대상이 아주 ‘특별한 아이들’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여섯 명인데, 그들 모두 국가 공인 급의 ‘천재’라는 것, 그들이 연구하는 과제도 상당히 극비리에 진행되는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 그들과 친밀하게 지내면서, 그들 사이의 감정이라든가, 혹은 트러블 같은 것을 알아내어 보고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일인 것이다. 한마디로, ‘젊을 때의 열정’이 ‘엄청난 프로젝트와 돈’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라는 거였다. 싫다고 거절할 수 없는 샐러리맨의 억울함을 가슴에 안고, 그들을 만나고 난 이후, 난 그 아이들이 그냥 단순이 머리가 좋기만 한 천재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이건 거의 초능력자들이잖아!’ 그리고 그들 중 군계일학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그녀, 유신희!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다른 다섯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유신희! 그녀가 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도대체 왜!

레즈비언들의 시린 사랑이야기를 주로 묘사하는 레즈비언 소설계의 인기 작가. 그동안 <비쳐보이는그녀>, <낙원의 열매> 등의 장편소설을 출간하며, 레즈비언의 독특한 감수성과 사랑을 보편타당하게 풀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