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운명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수빈. 모진 구박 속에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그녀의 앞에 윤후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수빈은 사랑이라는 감정보다 욕망이라는 감각으로 먼저 다가온 그를 거부하려 하지만, 윤후는 그녀를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다. 「그 집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에요」 「그럴까?」 술을 들이킨 그가 어느 새 그녀 앞에 다가와 차갑게 웃고는 자신의 입술을 밀어붙였다. 앙 다물어진 입술을 가르며 막무가내로 들어오는 침입에 저항하려 했으나 헛수고였다. 그는 그녀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강한 위스키 향을 머금은 뜨거운 혀로 그녀의 입안을 자유롭게 탐색했다. 수빈은 저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그 집에서 나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키스를 끝낸 윤후가 덤덤하게 말을 내뱉었다. 「나오면 당신이 먹여주고 입혀주고 학교도 보내줄 건가요? 덤으로 넉넉한 용돈까지?」 수빈의 눈에서 불꽃이 일렁였다. 「원하는 대로」

수빈이와 윤후의 사랑이 마지막 손질을 마치고 이렇게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되었습니다. 연재 때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려 노력했는데, 여러분께 어떻게 다가갈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는 게 솔직한 심정이랍니다. 모두가 윤호와 수빈의 운명적인 사랑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기를 욕심내 봅니다. 원고를 끝낸 날 서울 기온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4.2도라고 하더군요. 예정대로라면 진작 끝냈어야 할 원고를 지금까지 붙잡고 여러 사람들을 질리게 했는데, 끝나는 날까지 더위마저 저를 더욱 면목없게 만드네요. 밤잠 설치가며 원고 모니터를 보아주신 스카이님과 제가 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말마다 아이를 맡아준 친구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제 의무와 책임을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떠맡아 주셨던 신작방 부시삽 수니님께도요.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 -작열하는 여름의 한복판에서 김성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