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를 쓰는 일은 즐겁다. 시(詩)를 읽거나 같은 문우(文友)들끼리 어울려 작품이 아닌 세상잡사(世上雜事)에 음성이 높아지더라도 혹은 술자리에 취해 욕설이 오가며 밤을 새우더라도 동시대(同時代), 같은 아픔을 걸어가는 우리들이기에 무엇보다 즐겁고 애틋한 정과 그리움이 엉켜들게 마련인가 보다. 세상살이가 복잡하고 늘상 시간에 쫓겨 젊은 날의 낭만처럼 모든 걸 떨쳐 버리고, 오로지 문학에만 전념할 수는 없어도 그래서 못견디게 그리운지도 모르겠다. 왜 시(詩)를 쓰는가 보다는 어떻게 시를 써야하는가의 갈등이 해를 거듭할수록 혼란과 방황 속으로 나를 몰아넣고 있다. 이미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ㅡ. 인생으로 치면 상승(上昇)이 아닌 내리막길이다. 황혼(黃昏)녁 들판이 쓸쓸한지 아름다운지는 말하지 않겠다. 시단에 발늘여 놓은지 정식(正式)으로 24년이 덧없이 흘러가 버렸다.

Ⅰ 그림자들의 무도회(舞蹈會)1·2 목뼈1·2 숲 천년(千年) 후(後)에 부르고 싶은 노래 꽃과 칼 그녀의 구두는 여덟 켤레 장군(將軍) 시인(詩人) 열리는 귀 = 27 목훈일기(木薰日記) 은(銀) 촛대 이승길 시녀(詩女) 두 개 혹은 하나 점묘법(點描法)1·2 유부녀(有夫女) 시인(詩人)을 위한 Monolog 모듬 집(集) 학력고사장(學力考査場) 나를 두고 아리랑1·2·3 Ⅱ 아무도 없던 산(山) 토정비결(土亭秘決) 을축(乙丑)의 빗자루 소띠 제야(除夜) 신열(身熱) 죽도(竹島) 내가 체결(締結)한 여름 바다는 기다렸다. 일곱색 얼굴로 가다듬으며 물보라 분원(分院) 속리산(俗離山)에서 가을비 나 세발(洗髮) 벽제(碧蹄)에서 하회(河回)에 갔다가 무인도(無人島) 이 터의 주인이 누구이고 그 자리에 주인이 되어 Ⅲ 대춘부(待春賦) CALBIN 사선(射線) 위에서 나는 찾았네 나비 시인(詩人) 여름밤 파이프올간 혹은 유랑(流浪) 임종(臨終)-R 시인(詩人)에게 싼타모니카의 여인(女人) 하이웨이 피곤(疲困) 자각상(自刻像) 역사(歷史)의 장(章)을 열자 떠오르는 태극별 출범(出帆) 가숙(假宿) 아홉 동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