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 Ⅰ. 두께가 없는 풍경 고적한 풍경 두께가 없는 풍경 모래의 속살도 얼어 있다 여름산의 맑게 갠 풍경 눈 내리는 날의 은유 달빛과 소나무 눈에게는 평면의 마음이 있다. 함박눈이 날리는 4층에서의 고찰 2월의 거리에서 대청마루의 풍경 가을 하늘 풍경 숲 속의 작은 집 나무에 물오르라고 겨울 부석사 햇살에 기대어 밤바다의 적요 흙을 빚어 만든 무거운 주전자에는 물결무늬와 만나다 눈꽃 핀 능선 흥법사지 삼층석탑 비 오는 들녘 이런 봄날의 하루 바람에 실린 비의 속성 Ⅱ. 먼 산 먼 산 떨켜 미소 물감의 그림 국화차 술도 사고思考를 한다 장중한 비 잊힐만 하면 감꽃은 나뒹굴고 감꼭지 욱신거리는 세월 국가관 슬픔이라는 이름의 성역 둔해진 기억 혼자 있는 시간층 세 박자 혼절 더불어 산다는 것 연화문과 물옥잠 Ⅲ. 달마의 눈썹 서성이는 봄 달마의 눈썹 뻔한 길 수원성 성벽 앞에서 사람숲에서 지독한 외로움이 묻어난다 산골 식당 범어사梵魚寺 새벽 산사의 예불 소리 용문산 단풍, 그 이후 산행 일기 빨갛게 익은 뒷목의 쓰라림 새벽 산행을 따라 나선 가을비 울림 계곡 중력 생각이었던 무념들이 Ⅳ. 억새는 억새밭에서 낙화 소멸을 위한 여름산 산이 먼저 한 말 억새는 억새밭에서 시간을 잃어버린 겨울 속에 흡착뿌리 구름 사이로 칼날 돌도 웃는다 눈발이 날리는 날은 귀가 새벽 사진 희망의 내재율 이제 내가 잠들 곳 거미와 거미줄 빗소리 왁자하여 안개의 숲길 자화상 딱딱한 의자 가을이 익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