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바람아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쌓아올린 그의 연륜과 정신세계가 이미 지천명(知天命)의 고개를 바라보게 되는 위치에서 노숙과 세련을 함께 갖춘 멋과 가락이 함께 어우러진 시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시를 읽고 있으면 어떤 가식이나 허세와 같은 꾸민 구석이 없는 천의무봉(天衣無縫)의 표현을 펼치면서도 그것이 청아(淸雅)하고도 넘치는 감상(感傷)을 가져다 준다. 그러면서도 그 감상(感傷)은 값싼 가슴앓이의 것이 아니라 온통 몸과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혼신(渾身)의 것이다. 이러한 탓으로 그것이 남겨 놓는 여운과 깊은 인상이 오래도록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고 두고두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1 하늘을 날고 싶을 땐 하늘을 날고 싶을 땐 새순 트는 연유는 낙 엽 공평함 산여울 바 람 바람자리 늦가을 바람 너도 바람아 2월 들자락 백비탕 한 잔 물보라 순금 피릿대로 뻐꾹새 기다림 2 금잔디같이 우리 청자송 가을산 밤한강 금잔디같이 우리 님이여 오시어요 그대는 유월에 귀 울리는 소리 간절한 소망 봉선화 물들이기 다 리 Ⅰ 다 리 Ⅱ 영동다리 바닷가에 서면 내 가슴이고저 자라는 나래 성자(聖者), 당신이여! 3 영산홍 억새풀 후박잎 산단풍 나팔꽃 채송화 맨드라미 해당화 능소화 흙에 열린 능소화 영산홍 Ⅰ 영산홍 Ⅱ 영산홍 Ⅲ 고사목(枯死木) 늦가을 풀꽃 가슴 4 오히려 고요한 날 물 새 소 복 속 돌 달빛 추억 Ⅰ 달빛 추억 Ⅱ 달빛 추억 Ⅲ 달빛 추억 Ⅳ 달빛 추억 Ⅴ 뱃고동 나뭇가지는 무엇을 기다려 욕심이 아니길 오히려 고요한 날 학소대(鶴巢臺) 솔바람 되어 자화상(自畵像) 삐에로 □ 추영수의 시세계/신동한 구도(求道)의 자세와 청순한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