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권(宋秀權)의 시를 읽으면 어린 시절 농촌에서 자라온 사람에게는 농촌 시절의 까마득한 기억들이 갑자기 눈앞에 현실로 되돌아오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만큼 그의 시는 투박한 토속어가 가지고 있는 정감을 드러내고 있고 이제는 우리의 농촌에서 사라져 버린 한국적인 풍경이 그림처럼 묘사되고 있으며 그러한 풍경 속에서 나타나는 민족의 집단의식이 우리의 삶의 현질에 대응하여 여러 가지 양상으로 변화되어 오고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그의 시에는 남도 특유의 사투리가 힘을 발휘하고 있고 또 여러 가지 새와 나무와 꽃들이 때로는 서술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시인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하며 나아가서는 시인이 느끼고 있는 삶의 희열이나 고통의 원형이 농촌의 현실에서 찾아지기도 한다.

Ⅰ. 꿈꾸는 섬 청학동(靑鶴洞)에서 풍장(風葬) 망치꿈 출근 겨울밤 꿈꾸는 섬 겨울날 가장 어두운 곳을 향하여 선물(膳物) 개똥벌레와 시인(詩人) 해바라기꽃 채밀기(採蜜期) 꿀벌 백목련(白木蓮) 나의 독수리 환촌(環村) 수로(水路) 오동꽃 묵호항 안성(安城) 장터 장 닳이는 날 향전매(梅) 우물집 메밀꽃밭 증오 비가(悲歌) Ⅱ. 방울꽃 웃음 옥비전(玉婢傳) 토종범 봄 도라지꽃 남도 꾀꼴새 전설(傳說) 봉선화 뜬소문 술래야 나는 요즘 자꾸 몸이 아프단다 환한 강(江)물이 피안감성(彼岸感性) 소녀상(少女像) 방울꽃 웃음 칠불암에서 띄운 편지 오월(五月)의 사랑 봄날에 유화부인(柳花夫人) 귀뚜라미 남원운문(南原韻文) 풀여치 Ⅲ. 장성호(長城湖)에서 섬 장성호(長城湖)에서 저녁 구름 달 정적(靜寂) 산(山) 신부(神父) 마테오 집 달팽이집들 예감(豫感) 동부 탄광을 지나며 눈사냥 나팔꽃 나무 풍경(風景) Ⅳ. 날개 연습(練習) 날개 연습(練習) 여승(女僧) 어느날 새장에서 맥주병 새해 아침 소금 봄마중 화장지 1981년 여름 겨울 이사(移徙) 파란 보리밭 길을 헤쳐 가자 우리 나라 풀 이름 외기 추석 성묘 다도변경(多島邊境) 숫돌 강(江) 설국(雪國) 개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