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집에는 꽃을 제재로 삼은 작품뿐만 아니라 나무와 새를 글감으로 한 작품들 또한 만만치 않다. 제2부의 시들은 나무를 제재로 삼아 쓴 것들이다. 그것도 자화상이란 부제가 붙은 「단풍나무는 왜 일곱 손가락인가」를 빼면 모두가 특정 화가의 나무그림들을 작품화하고 있다. 일종의 교양체험을 축으로 한 작품들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3부는 새에 관한 작품들만을 묶고 있다. 4부 역시 시인의 고향에 있는 강의 사계절을 그린 「용강」을 빼면 「집없는 달팽이」 연작시들로 달팽이라는 단일 제재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시집 『까막딱따구리 공방에 들다』는 몇 개의 특정 글감들을 집중적으로 천착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곧 이미 앞에서 읽은 꽃시를 비롯하여 나무, 새, 달팽이 등을 중심 글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또 시적 전략도 일반적으로 글감을 묘사하거나 그 의미와 속성들을 발견 진술하는 것이 아닌, 여느 사람들의 삶의 이런 저런 사연들을 풀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시인의 말 작품해설 : 꽃의 상상력과 날체험의 결 ; 홍신선(洪申善) 제1부 꽃 눈물주머니 - 며느리밥풀꽃 예미 누님 - 족두리꽃 화사 - 상사화 밥풀데기 - 제비꽃 학산 이모 - 흰진범 먼산바라기 - 며느리밑씻개 학춤 - 두루미천남성 분순이 - 처녀치마 꽃분봉 밥부재 - 뻐꾹채 우렁각시 - 노랑물봉선 제2부 나무 단풍나무는 왜 일곱 손가락인가 - 나무6·자화상 달빛 자작나무 - 나무8·이수동 백척간두 - 나무7·김명숙 꽃을 지고 가는 당나귀 - 나무10·사석원 새와 놀다 - 나무11·모용수 적멸 - 나무12·권진규 육탈 - 나무13·차학경 누리장나무에서는 눈물의 냄새가 난다 - 나무14·류인 대화 - 나무15·로댕 뼈를 묻어 세우다 - 나무9·심수구 제3부 새 바다의 거울 까막딱따구리 공방에 들다 위험한 들 쫑쫑쫑 간다 그 창문으로 천국으로 가는 손구루마 꿩 구부린 손 상극 용선춤 영동별곡 제4부 집없는 달팽이 용강 - 춘강 　　 - 여름강 　　 - 추강 　　 - 겨울강 집없는 달팽이·1 집없는 달팽이·2 집없는 달팽이·3 집없는 달팽이·4 집없는 달팽이·5 집없는 달팽이·6 집없는 달팽이·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