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철 시작품의 행간에는 스산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댄다. 외로움과 슬픔, 혹은 아픔과 그리움의 난간을 스치는 그 바람은, 정처없는 도시인의 고단한 가슴 속을 헤집고 떠도는 쓸쓸함을 깃발처럼 펄럭이게 한다. 물론 그는 이 시집에서 우울한 도시적 풍경과, 거기에 기숙하고 있는 인간들의 쓸쓸함만을 노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랑과 이별, 자연의 신비로움과 인간적 삶의 애틋함, 존재의 슬픈 흔적 같은 일상의 모서리 등등 그의 시적 대상은 다양하다. 하지만 '바람'이라는 시어가 가장 빈번히 나타나고, 그 이미지가 지속적인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것은 바람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시들은 부표처럼 떠도는, 상처 많은 존재의 정처없음을 드러낸다.

자서 작품해설;정처없는 도시인의 우울한 내면 풍경:조명제 Ⅰ 도시 풍경 도시 풍경 사는 건 아픔이다 나무와 비 도시를 찾아오는 밤에 바람꽃 산다는 것의 의미 도시의 새벽 지하도가 내려다보이는 길목에서 금요일 점심시간 금문교에 떨어지는 달 불면의 밤에 마리엔느광장에서 도시생활 연습 빛과 공간 슬픈 영혼을 위하여 슈바빙에서 온 편지 도시의 하늘을 여는 이 새벽에 눈오는 밤 우리의 새벽을 깨우며 서초동 1436-1번지 아침 도시를 떠나며 스페인 광장에서 Ⅱ 아름다운 만남을 위한 이별 꽃이 있는 시간 아름다운 만남을 위한 이별 미술관에서 무지개 푸른 솔 간이역에서 재회(再會)를 위하여 꽃과 나비 사랑의 힘 · 1 사랑의 힘 · 2 사랑의 힘 · 3 사랑의 힘 · 4 사랑의 힘 · 5 사랑의 힘 · 6 사랑의 힘 · 7 꽃의 죽음 꽃과 그림 향나무 옆에서 잃어버린 겨울모자 꽃밭에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솔잎 햇빛을 받으며 꽃의 향기 Ⅲ 지평선 너머에는 분수 지평선 너머에는 바람에게 오서산에서 새벽 바람 제부도 · 1 제부도 · 2 제부도 · 3 청태산 혼자 있는 밤에 비오는 산에서 지난 가을을 생각하며 돌아온 새 가을 바람 새벽 꿈길에서 내 마음의 산 바다의 침묵 바람 속에서 새벽 안개 Ⅳ 갈 수 없는 길 갈 수 없는 길 어머니 회상 외로움의 존재 토요일 오후 가로등 단상(短想) 벤치가 있는 그림 자식 · 1 자식 · 2 자식 · 3 길의 끝에서 빈 그물 뒷편에는 편지 유감 거울 앞에서 타인의 시간 내일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