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은 크게 네 묶음으로 나뉘어 있다. 범박하게 말하면, 이 세상의 근원을 더듬어가는 1부의 작품들은 <근원시편들>, 여행에의 기록은 담고 있는 2부는 <기행시편들>, 발 딛고 있는 현실의 고통과 소소함을 그리고 있는 3부는 <일상시편들>이라 각각 이름붙일 수 있고, 4부는 자연에 대한 투시와 개인적 체험이 유별난 작품들의 묶음이라 할 수 있다.

1 댓잎들의 폭설 배가 왔다 동지다음날 지금 내 앞에 있는 줄은 매화, 흰빛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 그리움의 힘으로 삼천사에 가면 긴 팔 옷을 입은 밤 땡볕 속 점집 앞 귀가 물위의 밤 2 남춘천역 바닷가 무덤 초승달 아래 봉평계곡 배 매던 나무 창후리, 일몰 정수사에서 노래함 섬 여차리 갈대밭 함허동천에서 오래 서성이다 저 흰 돌들은 강화 물오리 서면에서 며칠 3 주먹눈 성가족 공터가 있다 저녁별 앵두나무 곁에서 어떤 손을 생각하며 홍시 한 알 돌의자 인터넷 사원 삐걱대는 의자야, 너도 싸락눈 뿌리고 상자의 생 어머니, 문 앞까지 따라나와 17시 49분 4 녹음 속 한 사람 쯔쓰비…쯔쓰… 고운사 뒷숲 처마끝 낯선 아이가 울고 있네 12월, 비 저물 무렵 소나기 나무가 쓰러진곳 구름의 말 봄볕 아래 앉아 강의 안쪽에서 파문 물방울 소리 해설 ｜ 이홍섭 섬돌 위에 놓인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