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이 갈수록 가을 잠자리는 소문도 없이 초혼(招魂) 오월(五月)의 꽃밭에 앉아있으면 날이 갈수록 폭풍의 언덕 그대 문의 벨을 울리고 당신에게 무적(霧笛) 성탄전야 공은 다시 뛰고 싶다 불꽃 작별연습 비 그치고 개나리가 봄비를 맞고 2. 겨울날의 기도 막니를 앓으며 빛은 되풀이 말한다 가을걷이에 맞추어 백지(白紙) 탈 길찾기 모과 모과 모과 겨울날의 기도 기다리다 지친 어두움은 외롭다 풀 스러지는 것들을 위하여 꿈 지난날 시법(詩法) 3. 지상의 꿈 도살장 주변 공장지대(工場地帶) 바람 드세고 비 때리더니 침묵은 말의 시발점이다 지상의 꿈 유추(類推) 전역하는 날 겨울램프 나비야 청산(靑山)가자 예비군 소집에 나서서 수박 여름 통신(通信) 아이들의 그림처럼 하루가 하루같은 당신에게 집을 짓고 사는 이유 4. 포도원의 봄 비내리는 날의 슬픔 주소록을 정리하며 가을비에 밤면도 낯선 도시에서 풍경 손톱을 깎으며 단풍 포도원의 봄 영덕기행 겨울에 부는 바람 눈내리는 날의 슬픔 새벽길 가을맞이 서리내린 아침에 휴일서정 늦은 봄 가을에 만평로타리를 돌면서 냉이국 끓는 봄날에 찔레꽃 그늘에 나는 앉아서 사월(四月)에 해설 / 생활을 넘어서 / 이기철 발문 / 적막강산에 뜬 별 /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