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은 홍병선 시인의 회갑기념 시집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머리말에서 저자 스스로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인생과 문학을 사실 이상으로 과장해서 미화(美化)하거나 자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오히려 “분수는 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욱 어렵다…… 시집을 발간하는 저자를 나무라시는 것 같아서 매우 두렵고 송구스러운 생각이 듭니다”라고 겸사(謙辭)의 말을 하고 있다. 홍병선 시인의 소박하고 진실한 성격의 일단(一端)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이 시집을 일독(一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그의 시는 일상생활과 삶의 체험 속에서 우러나는 시적(詩的) 진실성과 소박성을 갖고 있다. 어떤 심오한 사상이나 고착적(固着的)인 이념, 눈에 띌 만한 기교에 의해 분식(扮飾)되고 가성화(假聲化)된 목소리를 소리높여 외치기보다는 순수한 그 자체를 꾸밈없이 진솔(眞率)하게 노래하고 있다.

제1부 꽃과 새해 새해 아침 또 한해를 보내며 병아리 여자의 자리 불망(不忘) 견해 행복을 비는 마음 비 맞은 목련 서재 꽃 어느 죽음 앞에서 아아, 세월이여 묘지 앞에서 세상 Ⅰ 바다에서 Ⅰ 바다에서 Ⅱ 삼복날 가을 해바라기 제2부 환갑과 촛불 밤 버스 어떤 후보자 지키지도 못할 이름 촛불 앞에서 하늘로 보낸 책 한 권 환갑 돌고 도는 세상 한번만이라도 그림자 원망 기연스님 송암사에서 꽃이 피지 않는 매화 꿈이 있는 별 믿어보고 싶은 것 숨은 얼굴 길을 묻는 이에게 떠나버린 꿈 고향을 떠난 꽃 흙으로 돌아가는 것 제3부 메아리와 사연 정전 욕심 많은 다람쥐 이별과 만남 잊고 싶은 아픔 영혼의 무덤 손자 도시풍경 Ⅱ 도시풍경 Ⅲ 별 볼 일 없는 사이 소명(召命) 49제 날에 불가설(不可說) 파랑새 영인산에서 Ⅰ 변산 해수욕장 안개를 풀어 놓고 짝사랑 메아리 제4부 풍경과 인연 떠도는 곳 어디입니까? 장마 영인산에서 Ⅱ 인생무상 그림 속의 꽃 토굴 앞에서 두 제를 지내며 병원 대기실 비목으로 서서 남자와 여자 Ⅰ 남자와 여자 Ⅱ 제주도의 밤 도시풍경 Ⅰ 슬픈 곳은 보지 마시오 실종된 나 신경통 소식없는 님에게 어떤 고백 하늘을 향하여 미녀 상품 개똥철학 그날까지만 제5부 여행시 태평양 상공에선 귀국하면서 ‘시드니’의 아침 자살바위 비행기 안에서 공동묘지를 지나며 선거공약 ‘와이또모’ 동굴 ‘뉴질랜드’에서 본 무궁화 ‘아오리’ 원주민 쇼 뉴질랜드 호주 ‘마이클’ 농장 ‘부르마운틴’의 세 자녀 봄 공항에서 상해 임시정부 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