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늘 꾸밈이 없었고 거침이 없었다. 늘 ‘촌놈’ 임을 자처하며, 설익은 몸짓으로 ‘세련’ 을 가장하려 들면 돌아오는 건 여지없이 신랄한 호통이었다. 내세워 얘기하진 않았지만 그 자체가 제주도적인 모습을 물씬 드러내곤 하였다. 투박한 질 그릇에서 느껴지는 텁텁한 막걸리와 같은 정이 그를 이루고, 그의 시를 이루는 근본이 되었으리라.

I . 바람으로라도 만나면 석류(石榴) 바람으로라도 만나면 섬을 떠나야 섬이 보입니다 사랑 재회 부부 길 섬을 떠난 사람들은 저녁 바다 포구 갯마을 억새 II. 어머니 패인 가슴에 하얀 눈이 내려요 고향 오월, 산에서 정낭 한라산 매미 국어 시간 1 올농사 백담사에서 한계령에서 사진 넉 장 잃은 사람들 겨울 나무들 바둑 관전평 어머니 패인 가슴에 하얀눈이 내려요 III. 유체꽃 피는 날엔 내 사랑 한림항 제주 바다 용두암 황드르 계곡 산천단 곰솔 돌하르방 범섬 다려도 돈내코 1 돈내코 2 목석원 성판악 유채꽃 피는 날엔 IV. 어느 나무의 고백 나의 시 가을 단상 숲에서 어느 나무의 고백 산행 비 아침 소묘 새 어머니 순이 오케스트라 예찬 목련 곱다 하시더니 새해의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