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예쁜 목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안부르면 될 걸 부끄러운 소리를 냅니다. 책상 유리 맡에 "노래 부르지 말것", 다짐을 했습니다. 실컷 소리 지르다 돌아와 앉으면 유리에 갇힌 다짐이 웃습니다. 자꾸만 노래 부르게 하는 삶의 주인공들에게 가을날의 능금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며 우선 덜익은 풋사과 바칩니다. 아울러 풋사과 아껴주신 고(故) 석용원님의 글을 덧붙여 시집 출간의 변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노여심 씨의 작품을 처음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다. 「아버지와 소」는 설익은 풋사과 맛이다. 그러나 얼마나 옷깃을 여미게 하는 작품인가. 다듬는 솜씨가 뛰어난 건 아니지만 그만큼 때묻지 않아 오히려 좋다. 풋사과는 무르익을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ㅡ 「1992년 10월 지우문예 심사평에서」 노여심 씨의 두번째 작품을 뽑는다. 「가을새」는 아주 맑다. 시각과 청각을 잘 조화시켰고, 시작과 끝의 연결이 빈틈없다. 이분은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본령이 아닌가 한다. ㅡ 「1993년 3월 지우문예 심사평에서」 노여심 씨의 「기다림」을 찾아 천료시킨다. ... ... <후략>

■ 자서(自序) 제1부 / 기다림 환생의 꿈 아버지와 소 기다림 추방 아무도 참견할 수 없다 착각이었다 거짓말 아버지 두 손가락 잠꼬대 아버지의 등받이 빈 집에 오는 봄 꽃뱀 자운영 꽃은 핀다·1 자운영 꽃은 핀다·2 바람 지나간 자리 두번째 굴레 돌아가자 아카시아 그 향기 바람에 꽹과리 고향에 가면 못생긴 미남 유람선을 타고 슬프다는 말 옛날 사랑 가을새 무명 밥수건 어머니 그리움 찔레꽃 꿈에서 봄 그늘 어머니의 뜰 손톱 제2부 / 인연 당신을 믿고 싶어요 인연 몽돌이고 싶다 오누이들 여왕 복 유죄 충동 봄은 언제나 봄날에 도둑이고 싶어요 시집 한 권 얻은 날 하느님, 부탁이 있어요 떠나간 시인 못생긴 유자 앞에서 성숙 가을 산 행복 풀이 말을 한다면 애광원 아이들·1 애광원 아이들·2 애광원 아이들·3 떡잎이 질 때 시세움 진짜 병아리 한 마리 올챙이들의 주장 불쌍한 사람 미운 일곱 살 돌멩이 서울을 향하여 장승포 진달래 꽃 갯마을 푸른 하늘에 어울리는 건 사촌이 논을 샀다는데 제3부 / 고향을 숨기는 사람들 반버버리 소록도에서 꿈 멈추어보기 치마바람 불 때 외면 고추를 원하는 이유 까치로만 살아라 정거장에서 귀신 이야기 12월 31일 할아버지의 꽃 산메아리 옥포만 사내들 대마도의 음모·1 대마도의 음모·2 대마도의 음모·3 산벚꽃 단체사진 표정 하나 표정 둘 부서지는 회전의자 눈물나게 그리운 곳 우리 시대 여자 무녀 봄눈 흑과 백 15번 아가씨 이젠 흙이 될 수 있겠다 웃음을 위하여 고향을 숨기는 사람들 침묵 경상도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