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우리는 어느새 유년의 고향으로 향하고 있는 기차에 앉아 창밖으로 휘날리고 있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의 시에 있어 많은 부분이 고향이나 유년의 추억, 어머니 등에 대한 기억으로 채워져 있지만 그는 단순히 감상적인 회상에 머무르지 않고 그 회상에서 반전하여 나는 지금 무엇이고 어떻게 하고 있느냐란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을 추스르는 계기로 삼는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늘 자신을 발전시키고 보다 인간 본연으로 돌아가려는 생각으로 늘 강조해온 바이지만 시를 쓰는 이유가 희망적이고 즐거워져야 한다는 이론과 서로 상통하며, 문학이 주는 즐거움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제1부 수제비와 어머니 꽁보리밥의 추억 그리운 선유도 달걀 내 고향 3조종골 겨울 도시락 임피댁네 국밥집 그 겨울밤 스케이트 친구여 정월 대보름 막걸리와 염소 제비 수제비와 어머니 쑥개떡 한 이불 덮는 계절 추석 고향길 고드름이 된 당신 내 생일에 아버지 냄새 어머니 제2부 두물머리 소묘 두물머리 소묘 아내와의 산행 동동주 비오는 날의 남한산성 범바위에 앉아서 하롱베이 추어탕집에서 후회 TV 뉴스를 보고 자동 세차기 비가 오면 나는야 울보 꽃씨를 심으며 비의 연가 불청객 궁색한 시상 참이슬 꽃병에 담긴 꽃 양수리 가을풍경 비오는 고모리 호수 설렁탕을 먹으며 제3부 비우고 베풀면 방갈로에서 낙산사에서 일출 나무 중생이 곧 부처다 업 비울 수 있는 마음 비우고 베풀면 여주 신륵사 청정암 점안식 연등 봉선사 가는 길 물 흐르듯이 살면 예불 중생의 하루 태양의 사랑 딸을 시집보내며 익산 미륵사에서 극락정토 천도제 하얀 반달 제4부 자연을 닮아가는 산수유 진달래 연정 황사 수양버들 새들의 조찬회 담쟁이넝쿨 구름 잔치 민들레 부부 낙화(落花) 난(蘭) 야래향 자연을 닮아가는 베짱이 바위를 사랑한 칡 쇠똥구리 몽돌 천둥번개 능소화 만추 남한산성의 겨울 황혼 한강의 밤 수신제가(修身齊家)를 실천하는 절제의 언어 / 김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