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서 사들인 신혼살림 밑천 / 뉘댁이 귀히 쓰던 장미 목 문갑 속 / 잊혀진 추억들이 누워 있다 // 내 무게를 저울질하며 / 바삐 오가던 빈 예금통장 / 밥줄이 바뀔 적마다 / 탈고 닦던 명함 / 고장난 총각 적 시계에 / 잊어버린 시간이 있다 // 시를 써보겠다던 / 몽당연필에 소라껍질 열쇠와 엽전까지 / 죽편을 펴면 하나 둘 일어서고 싶은 / 갈색으로 잠든 / 낡은 기억들 꿈틀거릴 때 / 기다리고 누워 있다 // 서랍 속에 갇힌 추억이 히죽 웃음 흘리면 / 소라껍질은 바다소리를 낸다 / 지나간 시간에 다리를 놓는다 // 반짝이는 햇살은 살아나는 시간들 / 속살을 잘근잘근 밟고 와 / 노을 같은 그리움이 돋는다 (본문 中에서 '시간 그것은 그리움이다')

제1부 시간, 그것은 그리움이다 제2부 멍울 제3부 악을 행하였을 지라도 제4부 겨울 찬가 제5부 비의 칸타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