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연애소설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서른여섯 살의 소설가 '서규진'이 연애소설을 쓸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던짐으로써 시작된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사랑 때문에 행복하거나 쓸쓸한 사람들, 사랑의 행동보다는 사랑의 감정이 우선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쓰려 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옛사랑이라는 소재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이 소설은 중간중간에 사랑의 잠언과 시를 삽입해 소설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첫사랑을 추억하게 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오늘날과 같은 효율과 속도의 시대에 감정은 효율적이지 않고 경제적이지도 않는 것일까?>라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고 보면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시대착오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득하고도 가슴저린 <옛날 애인>이란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으려 했으며, 독자들은 작가의 순수한 문학적 감성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