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박차고 나온 홍길동, 남해의 왕이 되다!" 드라마를 필두로 영화, 애니메이션, 출판에 이르기까지 근래 대중문화계에서 우리 고전 이야기들은 신나게 변신 중이다. 구태의연한 이야기와 고정된 인물상은 새롭게 옷을 입는다. 『홍길동 유구모험담』도 그렇다. 우리의 대표적 고전소설 『홍길동전』의 새로운 버전이다. 홍길동은 더 이상 조선에 머물지 않고 남해의 유구 왕국에서 모험을 펼친다. 또한 도술도 잃고 붉은 산발머리를 하고서는 맨몸과 지략으로 적들과 맞선다. 원주민 여인과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한다. 기존 홍길동과는 외견부터 활약상까지 전혀 다르다. 『홍길동 유구모험담』은 고전의 틀을 깨고 일명 ‘창작고전’의 세계를 멋지게 만들어 보인다. "팩션의 세계로 뛰어든 고전영웅 홍길동" 『홍길동 유구모험담』은 일본 오키나와의 ‘오야케 아카하치 홍가와라’ 전설을 바탕으로 한다. 동시에 ‘바로 그 인물이 실존인물 홍길동이지 않았나’ 하는 역사적 가설이 뒷받침된다. 바로 팩션(Faction)이다. 『홍길동 유구모험담』을 통해 홍길동은 ‘패랭이 복장’과 ‘호부호형하지 못하는’ 고정된 이미지를 확 바꾸었다. 또한 율도국에서 생을 마치지 않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홍길동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다. 원작자 허균이 지은 지 4백여 년의 시간을 넘어 부활하는 홍길동은 『홍길동 유구모험담』 이후의 새로운 이야기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세계 사람들이 공감하고 사랑하는 홍길동이 될 때까지 각국을 누비는 홍길동의 모험을 꿈꾸어본다. 책 뒤의 부록 ‘홍길동 잡상서책’은 홍길동에 관한 궁금증을 발랄한 상상력으로 풀어놓았다. 조선 스타의적의 계보, 홍길동의 초능력 탐구, 율도국의 위치, 요귀 울동의 정체 등 그동안 『홍길동전』을 읽으면서 궁금해 했던 것들을 유쾌한 시각을 조명했다.

황의웅 :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 현재 출판과 영상 분야에서 작가와 연구가로 활동 중이다. 평소 야사(野史)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가운데 실존인물 홍길동이 일본의 오키나와로 건너갔다는 학설을 접하고 『홍길동전』의 속편 소설을 구상했다. 저서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 역사전집 『어린이 삼국유사·삼국사기』 등이 있으며, 한국 최초의 곤충기 『조복성 곤충기』를 발굴해 편저했다.

저자의 글 붉은 머리의 도깨비 호마 마을에서 요괴를 퇴치하고 왕이 되다 혼인, 그리고 음모…. 나타후지 연합군의 습격 유구 군대와의 대격전 길동이 되어 사라지다 부록. 홍길동 잡상서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