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가장자리에서 당신은 무엇을 허용할 것인가? [누구에게나 호마가 있다. 생명이 나고 자라고 쇠약해져 스러지는 것처럼 호마와 만난 자가 호마와 하나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하여 더도 덜도 아닌, 그 자신만큼의 온전함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소설가인 ‘나’는 한 술집에서 전직 도박사를 만난다. 그 도박사는 자신이 ‘호마’라는 아주 특별한 존재를 만난 이야기를 주인공에게 해준다. 처음엔 도박사를 사기꾼처럼 보지만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나’는 어쩔 수 없이 그에게 매혹된다. [그러나 바로 어제 만났던 그는 내가 이해하기로 최소한 죽음을 두려워하진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간섭을 하거나 말거나에 상관없이, 죽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고 말할 테니까. 그리고 나또한 죽음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그만큼이나 어두운 미지의 것에 접근하려고 한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즐기고 있다. 그 어둠 속에 무엇이 있는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그 속에 완전히 빠져들게 될 때, 나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이 어둠에 발을 디밀기 전에, 바로 어제 있었던 그와 나의 이야기를 한번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호마는 무엇일까?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당신은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이승현 1977년 대구 출생. 2011년『실천문학』에 단편소설 「그러니까, 늘 그런」으로 등단했다. 2009년까지 학교 다닌 시간, 군대 복무한 시간을 빼고는 공장에서 살았다. 공장에서 살던 도중 잠깐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했으나 4승 8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2009년 3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출판 관련 일을 하다가, 현재 장애인 활동 보조인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감 회복을 위한 독립출판프로젝트 <냄비받침>’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안녕, 마징가>, 안녕, 마징가 외전 <바닷가의 추억>, <일의 대가>, <풋사랑>, <아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