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 것 같은 웃음과 슬픔이 교차하는 가운데 격렬한 관능이 춤을 춘다! 영화 <연인>의 원작자인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대표작.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반도(베트남)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작가의 첫 자전 소설로, 일생동안 천착한 삶, 사랑, 욕망, 고독, 운명 등의 주제가 총망라되어, 관능적 문체로 펼쳐진다. 초등학교 교사인 어머니는 식민지 광고 포스터를 보고 남편과 함께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베트남)으로 이주한다. '태평양'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자신의 꿈을 옮겨온 그녀이지만, 그녀가 결국 얻은 것은 때 이른 남편의 죽음과, 태평양의 물속에 잠겨 쓸모 없어진 불하지와 무너져가는 방갈로, 그리고 잃어버린 젊음이 전부이다. 처음부터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을 불하한 식민지 관리국의 간계에 휘둘렸던 어머니는 태평양을 막는 방파제를 만들어보지만 태평양은 그것마저 무너뜨리고 만다. 한때 꿈이었던 '태평양'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의 힘이자 식민지 관리국의 음험한 손아귀였던 셈이다. 어머니의 가혹한 운명을 함께 짊어지고 살아가는 쉬잔과 조제흐. 소금물에 찌든 평원에서 어머니와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무료하고 고통스럽다. 가진자들의 계략 앞에, 방파제가 무너지듯 죽어가는 어머니로부터 그들은 탈주를 꿈꾸는데…. ▶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작가는 소설 속 어머니의 극단적 전락 과정을 통해 식민지 지배자들의 계략과 음모를 고발하는 한편, 떼죽음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성'과 조제프와 쉬잔의 탈출 모티프를 미완의 공간 속에 설정해두고 개방적 서사로 끝맺는다. '다이아몬드 반지' 손에 넣기라는 소재와 식민지 지배자들과의 대결의식이라는 묵직한 주제가 서사의 가지와 줄기를 이루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저자 : 마르그리트 뒤라스 Marguerite Duras (1914~1996) 프랑스령의 인도차이나에서 출생,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연인L'Amant』으로 공쿠르 문학상을 수상(1980년)한 세계적인 작가이다. 주요 작품으로 『태평양의 방파제Un Barrage contre le Pacifique』와 『연인L'Amant』 『북중국의 연인L'Amant de la Chine du Nord』『모데라토 칸타빌레 Moderato Cantabile』『내 사랑 히로시마Hiroshima Mon Amour』『인디안 송India Song』등이 있다. 옮긴이 : 김정란 문학평론가, 시인, 전문 번역가, 현재 상지대학교 교수. 옮긴 책으로 『아더왕 이야기』『람세스』『시간의 지배자』『사랑의 이해』등이 있고, 저서로 시집 『용연향』 『그 여자, 가만히 뒤돌아보네』『매혹, 혹은 겹침』등과 문학평론집 『영혼의 역사』『연두색 글쓰기』『비어 있는 중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