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유대계 미국인과 독일로 돌아간 과거 사업 파트너가 주고받은 19통의 편지로 이루어진 소설로, 방관자적 자세를 취했던 영미권 각계각층 지도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한편, 나치의 잔학상을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화랑을 경영했던 독일인 마틴과 유대인 막스. 마틴이 고향인 독일로 돌아가면서 편지를 통해 우정과 사랑을 주고받는다. 히틀러를 당수로 한 나치스가 제2당의 위치에 올라 있을 즈음부터 시작되는 막스와 마틴의 편지에는 히틀러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마틴과 그의 가족들이 극단적인 신봉자로 변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절친한 친구의 변화를 안타까워하던 마틴은 자신의 여동생을 막스의 배반으로 잃게 되자, 그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복수극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민족을 초월한 우정과 사랑, 한 인간이 나치라는 왜곡된 이데올로기에 승복하고 우정과 사랑을 배신하는 과정, 그리고 배신에 대한 기발하고 은밀하면서도 철저한 응징이라는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는 이 소설은, 어둡고 힘들었던 시대를 통해 현대인들이 점차 잃어가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과 진실성을 역사적 사실로써 재조명한다. 　 번역문과 함께 원문을 그대로 수록했으며, 편지글마다 삽입된 사진들은 당시의 참담한 시대상을 사실감 있게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