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겨울부터 음악편지를 이용해 북한 어린이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는 전북대 이종민 교수가 그 동안 썼던 음악편지를 엮어 펴낸 책.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봄」에서부터 한영애의 「부용산」까지,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들과 어우러져 동·서양을 가로지르고 과거와 현재를 음표처럼 뛰어오르며 전해주는 그의 음악편지에는, 저자의 삶에 대한 열정과 사회의 음지를 모른척하지 않는 건강성이 묻어난다.

저자 : 이종민 인터넷으로 음악이 담긴 편지를 보낸 지 햇수로 벌써 6년째. 그는 ‘인터넷 시대’를 자기가 꿈꾸는 사회로의 ‘변화’를 위해 아주 적극적으로, 끊임없이 활용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다. 잊을 만하면 한 통씩 날아드는 그의 음악편지는 받는 사람들에게 예기치 않은 기쁨을 준다. 2002년 동짓날부터는 음악편지를 이용한 모금운동을 통해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어린이들을 돕고 있으며 어려운 여건에 처한 학생들에게는 음악편지 수신자들의 도움을 얻어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나눠 주었다. 그는 영문학과 교수다. 흔히들 ‘교수’라는 직함을 가지면 빼곡히 책이 꽂힌 책장에 둘러싸여 책을 파고 있는 모습을 연상할 테지만, 그는 책만 파고 있는 교수가 아니다. 힘들고 아픈 모습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좋은 생각이 나면 꼭 실행에 옮겨야 하며,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면 술 한잔 걸쳐야 하는 사람, 그래서 그의 이력에서는 사람냄새와 땀냄새가 물씬 풍긴다. 굳이 그렇게 발품 팔아가며 하지 않아도 편히 살 수 있지만 그는 그런 편함을 마다했다. 타자에 대한 사랑과 관심 때문에, 삶에 대한 열정 때문에 차마 그럴 수 없는 것이다. 가끔씩 날아드는 음악편지에는 그의 이런 치열하고 열정적인 삶의 모습이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종민은 1956년에 완주 화산에서 태어났다. 「용서의 서사시 - 블레이크의 [예루살렘] 연구」로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교환교수, 서울대학교 교류교수를 거쳐 현재 전북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전북일보》, 《문화저널》, 《도곡장학재단》 등의 임원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2004년부터는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 단장을 맡아 전주를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하나로 최근 《천년전주사랑》이라는 민간조직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서문_음악편지를 위한 변명-이종민 발문_편지로 쓴 음악이 있다-박남준 　 꽃 희망의 봄소식-숙명가야금연주단 <초소의 봄> 봄이 오는 길목에서-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봄> 눈이 맑은 한 시인을 추억하며-한영애 <부용산> 죄스러운 마음에 띄우는 편지-차이코프스키 <안단테 칸타빌레> 오월의 기도-카치니 <아베마리아> 화창한 봄날에 듣는 삶의 찬가-메르세데스 소사 <삶에 대한 감사> 자기 혁명을 위한 다짐의 노래-솔레다드 브라보 <게바라여 영원하라> 김수영 시인을 추모하며-김영동 <멀리 있는 빛> 　 비 화살처럼 꽂히는……-밥 딜런 <바람은 알고 있지> ‘고독의 더 없는 행복’을 위하여-에르네스토 코르타자르 <고독> 아련한 사랑의 추억-세자르 프랑크 <마음의 양식> 고독한 영혼의 울림-마이클 호페 <기다림> 해금과 첼로의 앙상블-김영재 <적념> 아름다움을 위하여-정수년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 오르페우스와 세계소리축제-불가리아 합창곡 <스밧바>와 <에르겐 디아도> 과거로의 아름다운 나들이-송창식 <나의 기타이야기> 　 달 가을을 여는 노래-토머스 탤리스 <주께 나의 모든 믿음을> 고요한 가을 달밤에-원장현 <항아의 노래> 이별의 아픔을 삭이려는 처연한 몸부림-미샤 마이스키 <비가>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슬픈 노래-레조 세레스<글루미 선데이> 거듭남을 희구하는 호랑이의 꿈-탠저린 드림 <호랑이> 절절한 사랑을 위하여-미키스 테오도라키스 <페드라 조곡> 나 돌아가리라, 태허 그 근원의 자리로-김영동 <귀소> 그 숲에 가고 싶다-빌 더글러스 <이니스프리 호수 섬> 　 눈 음유시인의 웅얼거림 하나-레너드 코헨 <전선 위의 새> 사별의 슬픔을 달래며-김소희 <심청가> 중 장례 대목 비상을 꿈꾸는 ‘콘도르’를 위하여-쿠스코 <콘도르는 날고> 살림을 위한 사랑-라라 파비안 <아다지오> 다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미키스 테오도라키스 <저녁이 되면 나는 문을 열지요> 파격이 아름다운 사람을 위하여-백대웅 <카논> 눈 내리던 날 모악산방의 첼로-데이비드 달링 <마이너 블루> 진정한 ‘꾼’의 ‘끼’어린 연주-강은일 <오래된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