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지옥의 만다라 속으로 아득히 침몰해간 한 남자의 고독과 광기를 그린 소설. 인간이 세상으로 인한 피해자일 뿐만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는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약하기 때문에 나쁜' 인간들이 처한 불가항력의 부조리나 폭력을 문제삼는다. 그리고 그런 불행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조차 없는 전갈 같은 인간을 그리며, 위선이 아닌 위악을 통해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말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작가와의 대담 - 그날, 우리가 사랑했던 지옥은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