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관한 엄정한 시선과 자기응시에서 오는 아픔을 그려낸 권여선의 소설집. <처녀치마>를 비롯한 총 8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80년대 초반 학번인 작가와 연배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다분히 작가의 경험이 투영된 반영물이며, 또 그러한 연령대의 인물들이기에 열정적으로 사회변혁운동에 투신했던 386세대의 후일담을 짊어지고 있기도 하다. 표제작 <처녀치마>의 스토리는 화가로 자처했던 남편을 위해 그악스럽게 일수놀이를 하여 물감값을 대던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남편에 대한 극진한 사랑 때문에 초라해진 어머니는 평생 불행을 겪고, 주인공은 바보같은 어머니의 삶을 되풀이함으로써 스스로의 삶을 운명적인 것으로 만든다.

지은이권여선 1965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 작가의 말 처녀치마 트라우마 12월 31일 두리번거린다 수업 시대 불멸 나쁜음자리표 그것은 아니다 - 해설 : 스토아주의자의 치유법 / 이수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