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수몰되어 사라진 전라남도 장흥 지방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고향을 잃은 이들의 한을 푸는 이야기인 이대흠 장편소설. 시집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상처가 나를 살린다>, <물 속의 불>을 펴낸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애잔하면서도 활발한 남도 사투리와 섬세한 시적 문체가 돋보인다. 작가는 댐 건설로 수몰된 처지에 놓은 전남 '자응 유치'을 배경으로, 댐 건설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갈등을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으로 묘사한다. 특히, 삶의 터전을 잃을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한 주민들 간에 빚어지는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게 되고, 소통과 갈등 해소의 장을 마련하기까지의 과정이 섬세하고 실감나게 그려지고 있다.

꽃불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꽃밭에는 꽃들이 개망초 사이에 쑥부쟁이 꽃 피었네 둥근 것 시간의 무덤 금사 수렁 삭은 잎이 흐르네 앙가슴에 둑을 쌓고 숨은 땅 해설 | 장일구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