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있어 영원한 과제는 바로 인간이다. 인간을 넘어서는 문제가 인간에게 따로 있을 성싶지 않다. 희랍비극이라는 고전의 바다에 빠져 보면 현대인이 바라보는 고대인의 모습으로서보다 쉬이 변하지 않는 그 인간의 본디 모습을 만나게 된다. 하늘과 바다, 산과 들, 꽃과 물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감정에서도 신을 읽어내는 것이 희랍신화다. 그 신화와 전설을 재생하는 비극은 신에게 절대선을 기대하지 않듯이 어느 요괴스런 존재에서도 절대악을 읽지 않는다. 그것들은 한결같이 인간의 모양으로 거기 그렇게 발랄하게 숨쉬고 있다. 인류 문명사에 있어서도 풍부한 상징과 비유로 영글어 인간 정신을 살지운 데는 단연 희랍신화를 꼽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희랍비극을 반드시 문명 비평적으로 읽을 일은 아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이란 어떠해야 할 것인가 하는 원초적인 질문을 자신의 안에 되살리면 된다. 오늘을 사는 지혜가 그 속에서 더 쉽게 손에 잡힌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일지 모른다.

목차 Ⅰ. 희랍비극 이야기들 1. 분수없는 인간은 파멸된다. 2. 비극적 존재임을 깨치는 데서 인간은 지혜에 이른다. 3. 도리를 벗어나 영화를 누리랴 4. 눈에는 눈, 이빨에는 이빨로 5. 영원한 반역자, 인간 6. 불행한 너의 오늘은 나의 내일 7. 한치 눈앞도 못 보는 주제지만 8. 눈 뜬 자와 눈먼 자 9. 인간의 감정도 자연의 일부이다. 10. 가해자는 누구며 피해자는 누구인가 11. 여염집 아낙네가 신화의 영웅 12. 젖이 흐르는 골짜기로 Ⅱ. 희랍비극의 본디 모양 1. 희랍비극의 형식과 그 의의 2. 희랍비극은 ‘코로스’가 이끈다 1) ‘코로스’는 희랍비극의 중요한 요소였다 2) 그러나 코로스에 대한 분명한 파악이 없다 3) Sophocles: 'Oedipus the King'의 분석을 통해서 보는 코로스의 역할 4) Aristotle의 ‘시학’에 적용해서 보는 코로스의 비극상의 위치 5) ‘극의 주재자’ ‘신화의 해석자’로서의 코로스 6) 역사적 현실태로서의 코로스 7) 결론 3. 희랍비극의 기원은 ‘사티로스’극이다. 1) 아리스토텔레스가 본 ‘사티로스’극의 개요 2) 신화 및 사실에 나오는 ‘사티로스’ 3) 사티로스극에 대한 통설의 정리 4) 코로스와의 관계(문제의 제기) 5) 유리피데스의 ‘키클롭스’ 분석 6) 키클롭스와 실레노스에 대한 신화?전설과의 비교 7) 유리피데스의 다른 작품들과의 비교 8) 극 형태로서의 특색 9) 디오니소스와의 관계에서 Ⅲ. 비교문학에서 보는 희랍비극 1. ‘카타르시스’로 보는 ‘히폴리토스’와 ‘지만외도’ 1) ‘히폴리토스’의 구조 2) ‘지만외도’의 구조 3) 카타르시스라는 것 4) 제도라는 것 5) ‘급전’과 ‘발견’의 메카니즘 6) 연민, 공포와 자비 7) 비교문학-대비연구 2. ‘자비’로 보는 아테나여신과 보살 1) 비교문학에서 보는 동양문화권 2) 희랍비극과 불교설화 3) 희랍비극과 해피 엔드 4) 아테나여신과 아테나이시와의 관계 5) ‘자비의 여신’의 시와 진실 6) 보살과 이구국과의 관계 7) ‘화택유’의 설득 8) 자비의 효능 9) 종교문학의 발생적 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