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쓸 때 나는 전능자가 된다.
무소불위, 생사화복을 주관하는 절대자의 모습으로 삶을 저울질한다. 사건을 통해 행 불행을 결정하고 주인공의 성격창조와 더불어 내 작의를 분명하게 드러내고자 애쓴다.

소설은 인생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극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내가 소설을 쓸 때마다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평소의 나의 신념이나 주장을 작품 속에 엑기스로 집어넣는 것이다. 주제가 강한 반면 관념적으로 흐르기 십상이어서 딱딱한 면이 없지 않다.

대표적인 것으로 사람들의 이식 저변에 흐르는 심리구조를 파헤쳐 약자의 슬픔을 대변하고 이 시대의 극단적인 냉소주의를 고발하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상향을 그리기 위한 대리만족의 수단으로 소설을 쓴다.

방종과 나태, 허무감을 통해 삶에 대한 안일한 자세를 꾸짖음과 동시에 비현실적인 상황을 통해 가능성의 안전지대를 탐색해 보는 것이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실험정신을 스스로 테스트해 보는 것이라 할까. 그러나 긍극적인 목적은 여러번의 습작을 통해 감동적인 소설을 쓰고 싶은 것이다. 자가라면 누구나 명작을 남기고 싶을 것이다. 난 내 소설을 읽는 사람 중 단 이십 퍼센트라도 이해해 주고 동의해 주었으면 한다.
‘보헤미안’은 내 첫 번째 소설 창작집이다. 등단 초기에 발표했던 작품을 모아 단편집으로 꾸며 보았다. 먼저 살아계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독자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절을 올린다.

작가의 말

1. 영화+인생
2. 보헤미안
3. 회상
4. 하수인
5. 독재연습
6. 현대병자
7. 해바라기
8. 어수룩한 여자
9. 죽음을 위한 시나리오
10. 행로
11. 수의
12. 쓴 뿌리
13. 쓴뿌리 2